적금·적립식펀드 조화로 분산효과를

김주형 케이리치(주)자산운용연구소 책임연구원 | 2008.04.08 19:25

[머니위크]재무설계 Q&A

Q: 저는 올해 30세이고, 남편은 35세인 결혼 2년차 맞벌이 부부입니다. 결혼 후 지금까지 재테크를 어떻게 하느냐를 놓고 많이 싸우다 결국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기로 합의를 보아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직접 주식투자와 같은 원금 손실 우려가 있는 상품에는 관심이 없지만 남편은 늘 주식투자만을 선호합니다. 둘의 스타일이 너무도 다릅니다. 주택도 마련하고 아이 교육도 시키려면 아끼고 절약해서 부지런히 모아야 하는데, 남편은 한탕만 꿈꾸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합니다. 의견 차이로 아직 아무 것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싸우지 않고 자산을 효율적으로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재무 진단
 
이 부부의 재정 상황을 점검해보니 월 평균 소득은 부부 합산 420만원이고 9000만원짜리 전세 빌라에 살고 있습니다. 전세자금 대출금이 2000만원(연 이율 9%) 남아 있습니다. 생활비 150만원과 자녀(3세) 1명에 대한 보육료 39만원, 공과금 30만원, 보험료 11만원, 대출이자 15만원, 자동차 할부금 54만원(2009년 3월 상환 완료)이 고정적으로 지출되고 있습니다. 현재 부부의 투자 성향이 맞지 않아 청약저축에 10만원을 가입한 것 외에는 저축가능 금액인 월 잉여자금 110만원을 보통예금 통장으로 운용하고 있는데 현재 잔고는 1300만원입니다.

A: 1년 전 현재의 빌라로 이사를 오면서 그동안 모은 자금들은 모두 전세자금 마련에 투입되었고, 모자란 2000만원에 대해서 전세자금 대출이 이루어진 듯합니다. 지금의 잉여자금을 1년 정도 운용한 잔고가 현재의 잔고와 거의 비슷한 것을 보면 소비는 매우 계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부부가 이견 때문에 잉여자금의 저축과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1년이란 귀중한 시간을 허비한 것입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투자 스타일도 각자 다릅니다. 심지어 부부라 할지라도 투자 스타일이 다르다면 말다툼의 원인이 됩니다. 그러나 부부가 가정의 자산을 잘 관리하고 증식시켜 나가야 하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그렇다면 맞지 않는 투자 스타일을 누군가는 양보해야 할 것입니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맞지 않는 두 사람의 스타일을 적절히 혼용한 분산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모험적인 투자를 한다면 가정의 자산 전체가 흔들리는 극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고, 너무 안정적인 저축에만 투자한다면 수익성이 낮아 물가상승률에 따른 화폐가치의 보존이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두 분의 투자 스타일을 활용해 수익성과 안정성이 결합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남아 있는 재무목표들은 주택구입과 자녀교육, 노후자금 마련이 대표적입니다. 주택구입은 2억5000만원 정도를 목표 금액으로 하고 희망 시기를 남편이 40세가 되는 해라고 했으니 5년 정도의 기간이 남아 있습니다. 현재 부족한 자금은 1억5000만원입니다.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기까지는 17년이 남아 있고, 대학교육비 상승률을 평균 7%로 가정하면(투자수익률 10% 가정) 1억2000만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합니다.

노후자금은 지금 생활비의 70% 수준과 공과금, 경조사비 증가분을 고려할 때 현재 화폐가치로 월 150만원 정도가 소요됩니다. 남편이 60세 되는 시점부터 부인이 85세 되는 시점까지 30년간의 노후자금은 9억7000만원(평균 물가상승률 4%, 투자수익률 7% 가정 시)이 예상되는데 25년 후에는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럴려면 현재의 보통예금 통장의 잔고 중 500만원은 CMA통장으로 옮겨 비상예비자금으로 활용하고, 500만원은 전세자금 대출 원금을 일부 상환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월 4만원 정도의 이자가 절감됩니다. 나머지 300만원은 남편이 투자 감각을 살릴 수 있게 주식투자를 먼저 권해 보는 것도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그 이상의 추가 자금이 소요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주택구입 자금은 안정적인 제2금융권의 적금과 투자 상품인 적립식펀드를 조화시켜 마련해 간다면 분산의 효과와 동시에 안정성과 수익성도 함께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자녀교육 자금과 노후 자금을 확보하려면 안정성과 유동성, 수익성을 모두 갖춘 10년 이상 장기투자상품에 들 것을 권합니다. 또한 자동차할부 상환 완료 후 발생하는 자금은 전세자금 대출로 써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물론 부채 상환 후에도 주택자금과 자녀교육 자금 마련을 위한 추가 투자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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