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전은 '돈줄' 확보 복마전

더벨 현상경 기자 | 2008.03.28 16:28

5~6조원대 인수금융 필요...금융권, FI 끌어들이기 '옵션'경쟁도 예상

이 기사는 03월28일(11:0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치열한 '돈줄 확보' 경쟁이 예상된다.

비가격요인이 제한된 입찰이다보니 높은 가격을 쓸 수 있도록 실탄을 제공해줄 '전주'(錢主)가 많아야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군으로 떠오른 기업들은 대부분 자금조달이 어렵지 않은 'A급'으로 평가된다. 자체 보유한 '돈'이 많거나, 아니면 M&A를 위해 '돈을 모아본 경험'이 많다. 그러나 아무리 보유현금이 많아도 6조원대 매각대금 조달을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금융회사와 재무적투자자(FI) 확보가 필요하다.

지난해 대형M&A를 실시한 두산이나 STX는 상대적으로 측면 자금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조차 대우조선 이외에 현대건설 M&A도 바라봐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현재 후보군이 5~6군데에 달하고 있어 기업 한곳당 4~5조원을 금융권에서 조달한다고 가정하면 투자확약서(LOC) 단계에서만 금융권을 통해 15~20조원이 마련돼야 한다. 국내 전 금융기관과 기관투자자가 전부 동원되어야 할 판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대한통운 인수전의 승리자였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입찰시작 2년여전부터 금융회사들과 개별접촉을 통해 인수금융을 서둘렀다"며 "대우조선해양 역시 누가 어느 은행, 증권 혹은 운용사, 연기금과 공제회를 미리 끌어들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자금을 제공할 금융회사나 기관투자자가 제한돼 있다보니 인수 후보군들이 얼마나 빨리 투자확약을 받느냐가 중요한 인수전략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일부 후보군들간 '옵션의 전쟁'도 예상된다. 금융회사들은 당연히 가장 인수가능성이 높은 후보군에 몰리기 마련이고 여기서 제외된 후보군은 더 매력적인 투자조건이라도 내놔야 금융권을 움직일 수 있다. 은행에는 최대한 높은 금리를 약속해야 하고,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 재무적투자자(FI)에게는 풋백옵션 등을 통한 수익률보장과 확실한 탈출전략을 제시할 수 밖에 없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유상감자가 예정된 대한통운과 달리 원리금을 확보할 기간이 길다"며 "웬만해서는 FI의 지분투자를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권은 6조3000억원대의 자산을 보유한 매물의 담보가치가 우수한만큼 인수금융을 국내 금융권에서 소화하는 것 자체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복수의 후보군에게 자금지원을 약속할 수는 없더라도 지원한 후보군이 숏리스트 등에서 아예 빠진다면 또 다른 후보군을 찾아나서는 이합집산도 가능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지난해 두산의 밥캣 인수에 이어 유진의 하이마트, 금호아시아나의 대한통운이 훑고 지나간 자리에 4~5조원대의 차입, 유동화펀드 등이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마저 소화되고 난 후 인수금융시장에서의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달리 말해 하반기 나올 중대형 매물들을 살 기업들로서는 금융권에 손벌리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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