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펀드, 변동성 상쇄로 높은 안정성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8.04.03 11:22

[머니위크]돈되는 펀드, 돈 잃는 펀드

프랭클린템플턴투신의 채권담당 CIO(최고운용임원)인 김동일 상무는 3월 중순 중국 북경에 다녀왔다. 미국 소재 프랭클린 어드바이저스사의 간판펀드인 '글로벌 채권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이클 하젠스탑이 주관한 '템플턴 채권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김 상무는 "1년 중 절반 넘게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투자대상국의 정치경제현황을 직접 확인하는 마이클 하젠스탑의 운용철학에 따라 개최된 모임이었다"며 "향후 중국국채 투자전망 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밝혔다.

호주 출신의 마이클 하젠스탑이 운용하는 '글로벌 채권펀드'는 세계적 펀드평가기관인 모닝스타에서 최고등급인 별 다섯개를 부여받고 있다. 지난 5년간 수익률을 보면 2005년(-3.7%)를 제외하고 4년 모두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2003년 20.8%, 2004년 13.7%, 2006년 13.1%, 2007년 15.7% 등 4년간 15.8%의 단순평균수익률을 달성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은 지난 2006년 10월20일 '글로벌 채권펀드'를 모펀드로 하는 '템플턴글로벌채권-자(A)'(이하 글로벌 자펀드)를 설정했다. '글로벌 채권펀드'의 수익증권을 편입해서 운용성과를 국내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상품이다. 회사측은 국내투자자들에게 글로벌 주식펀드의 높은 변동성을 상쇄시켜 줄 보완투자상품으로서 자펀드를 설정했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자펀드는 펀드자산의 90% 이상을 모펀드에 투자한다. 원화를 달러로 환전, 모펀드의 수익증권을 편입한다. 그런 만큼 모펀드인 글로벌 채권펀드의 운용성과가 자펀드의 수익률과 직결된다. 다만 환율변동으로 모펀드 투자성과가 왜곡반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00% 환헤지를 하고 있다.

◆A등급 국채 편입비 59.1%로 안정성 최고

모펀드인 글로벌 채권펀드의 투자 대상은 전 세계 30여개국의 국채다. 이들 국가의 달러표시 국채와 현지통화 국채를 일정비율로 나눠 투자한다. 2008년 2월 말 현재 국가별 편입비중은 멕시코(11.5%), 스웨덴(11.2%), 브라질(6.9%), 독일(6.3%), 스위스(5.9%) 등의 순이다. 편입 국채의 금리는 4%~6%로 신흥국가일수록 높은 편이다.

국채의 신용등급은 A등급 이상이 59.1%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전체 채권의 44.0%가 AAA-등급이상이다. 투기등급인 BB이하 등급도 14.5%를 편입하고 있다. 이것은 폴란드 등 현지통화표시 국채에 대해 S&P나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 이들 국채의 신용등급이 부여될 경우 금리하락에 따른 대규모 매매(평가)차익이 기대된다.

마이클 하젠스탑은 최근 아시아, 중남미, 동유럽지역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상대적으로 채권금리가 높으면서도 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이 높아 이들 국가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차익으로 두자릿수 수익률 달성

안정성 이외에 글로벌 채권펀드의 또다른 특징은 적극적으로 환차익을 추구한다는 데 있다. 디폴트 리스크가 거의 없는 국채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이자수익은 4%~6% 대에 불과하다. 이를 보전하는 방안이 바로 달러화 대비 강세가 예상되는 통화표시 국채를 적극 사들이는 것.

2월 말 현재 통화별 비중은 미국 달러화(14.4%), 일본 엔화(12.3%), 스웨덴 크로나(11.2%), 스위스 프랑(7.2%), 브라질 레알(6.9%) 등의 순이다.


실제로 글로벌 채권펀드는 지난해 12.3% 편입한 일본 엔화에서 상당한 환차익을 올렸다. 일본국채 투자에서 올린 9.5%의 수익률중 엔화강세에 따른 환차익 수익률은 6.7%에 달했다. 반면 일본국채는 금리가 낮아 투자수익이 2.6%에 불과했다.

물론 달러화에 대해 현지통화가 약세를 띌 경우 환차손을 입기도 한다. 지난 한해 멕시코에서는 4.5%의 채권투자수익률을 올렸지만 -0.8%의 환차손으로 총투자수익률은 3.6%에 그쳤다. 한국물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한국물에 대해선 2.26%의 채권투자수익률에다 -0.65%의 환차손을 입어 총투자수익률은 1.60%. 한국물은 현재 전량 처분한 상태다.

환차익에 초점을 두고 있어 글로벌 채권펀드의 평균 듀레이션(가중평균 만기)은 비교적 짧은 편이다. 평균 듀레이션이 2.83년에 불과하다(2월11일기준). 대신 매매회전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서진희 상품개발 및 마케팅총괄 이사는 "금리인하에 따른 채권가격 상승보다는 미 달러화 대비 현지통화의 강세에 따른 환차익에 운용의 초점을 맞추고 있어 듀레이션이 짧은 편"이라고 인정했다. 서 이사는 이어 "환율이 금리보다 가격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매매회전율이 높은 것은 불가피하다"며 "연평균 회전율이 100%정도 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주식펀드와 환상적인 '궁합'

이같은 전략을 추구하는 모펀드에 순자산의 90% 이상을 투자하는 자펀드의 성적도 양호하다. 3월25일 기준으로 최근 3개월 수익률이 6.64%에 달한다. 1년 수익률은 11.41%를 기록 중이다. 환차익과 적극적인 채권매매로 두자릿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김휘곤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모펀드와 자펀드 모두 환차익과 매매차익 그리고 신용등급상향 등 대형 이벤트에 따른 금리차익 등을 노리고 있다"며 "자펀드도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달러약세 기조에 편승한 모펀드의 환차익에 힘입어 1년 수익률이 두자릿수를 넘었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장기적으로 글로벌 주식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은 분산투자처를 찾고 있는 고객들에게 적합한 펀드"라고 추천했다. 즉 국내(또는 글로벌) 주식펀드와 함께 자펀드에 투자할 경우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상쇄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상품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하 중단과 이에 따른 미 달러강세 전환시 환차손과 채권투자손실 등으로 원금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자펀드의 주요 판매사는 한국씨티은행을 비롯해서 HSBC은행, SC제일은행 등 외국계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국내은행, 하나대투증권, 대우증권, SK증권 등이다.

해외펀드이기 때문에 환매신청 후 자금을 인출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 오후 3시 이전에 신청할 경우 4영업일 후 종가가 환매 기준가격이 되며 자금은 8영업일에 지급된다. 토요일과 일요일 등을 감안하면 10일 이상 걸린다는 얘기다. 3시 이후 환매신청 시 장중에 신청할 때보다 하루가 더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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