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투자 어떻게?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 2008.04.08 08:35

[머니위크]기초자산 살핀 뒤 고위험 함정 피해야

"ELS가 딱이에요."

며칠 전 CMA계좌관리를 위해 증권사를 찾은 주부 김정은(34) 씨는 ELS(주가연계증권, Equity Linked Securities) 가입을 적극 권유 받았다. 코스피200지수가 투자기간(1년 만기) 중 40% 초과 하락하지 않는 경우 연 9.1%의 수익을 준다는 상품이었다.

'연 9.1%?' 은행 정기예금에 비해 2배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에 김씨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모집기간은 단 이틀. 그것도 선착순 모집이라는 설명에 당장이라도 가입하고 싶었지만 여윳돈이 거의 없어 망설여졌다. 지난해 주식형펀드 열풍 때에 이어 금융상품에서 두번째로 '지름신'의 강림을 느낀 때였다.

그런데 ELS 상품은 정말 매력적인 것일까? 최근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 위험은 줄이고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ELS 관련 상품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보수적인 투자자를 위해 원금 손실의 위험이 적은 원금보장형 ELS도 다수 나왔다.

이러한 ELS는 주가가 오를 때는 물론 떨어질 때도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누릴 수도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김씨처럼 단순히 '연 9.1%'라는 기대 수익만 보고 덜컥 가입하기에는 짚어봐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 수익구조나 조기상환 조건 등이 비교적 까다롭기 때문에 정확한 투자 요령을 모르면 수익은 커녕 손실을 입기 쉬우므로 유의해야 한다.

◆'기초 자산이 뭐니?' 묻지마 투자는 '위험'

'가입을 희망하는 ELS가 얼마나 빨리 조기상환될 것인가'가 성공적인 ELS투자의 핵심이다. 보통 만기가 1~3년이지만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면 3개월 내지 6개월 내에 자동 상환된다. 되도록 짧은 시간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가능성을 예측하려면 해당 상품의 기초 자산을 살펴봐야 한다. 주로 2~3개 종목의 주가나 주가지수에 연결돼 움직이기 때문에 주가(종목)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어야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주식의 'ㅈ'도 모르면서 상품 판매 직원의 설명만 듣고 가입하는 '묻지마'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

우선 기초자산에 대한 최근의 실적 변화나 회사 상황을 체크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유지헌 미래에셋증권 장외파생상품본부 차장은 "주식형펀드와 달리 주가가 많이 오른다고 해서 오른만큼 수익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종목 투자의 경우 주가가 많이 오를 수 있는 종목 선택도 중요하지만 덜 빠질 종목을 편입하는 것이 더 좋다"고 설명한다.

기초자산의 상관관계도 살펴야 한다. 2개의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2개 종목간의 상관관계에 따라 조기상환 확률이 달라질 수 있다. 대략 같은 업종의 종목일 경우 주가 흐름이 비슷해 조기 상환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수익조건이 2개 종목 모두 조건을 충족해야만 수익이 지급되므로 상관관계가 높은 종목을 조합할수록 유리하다.

기초자산의 변동성도 주목할 사항이다.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팀장은 "해당 종목이 과거 반토막이 날 정도로 하락한 적이 있었는지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손실을 볼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므로 되도록 투자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다.

◆수익률과 동시에 원금 보존 여부를 따져라

ELS는 제한된 위험 아래서 수익을 추구한다. 기초자산이 튼튼할 경우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주가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원금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대우증권의 ELS44호 맞춤신탁을 예로 들어보자. 삼성전자와 KT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기 3년의 원금비보장형 상품이다. 6개월마다 조기상환 여부가 결정된다. 가령 6개월 뒤 두 종목의 주가가 최초 기준가의 85% 이상이거나 두 종목의 종가가 같은 날 최초 기준가 대비 10% 이상 상승한 적이 있으면 조기 상환된다. 이때의 수익은 총 8%, 연 16%가 주어진다. 하지만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6개월씩 연장되고 수익률도 각기 달라진다.


이 상품의 최대 수익률은 총 51%(연 17%)이며 최대 손실률은 -104%이다. 전문가들은 이 상품의 경우 최근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 확대, KT의 지속적 주주 환원 정책 등을 감안할 때 각 종목이 50% 이상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는 원금 손실 뿐 아니라 신탁보수만큼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만기까지 갔을 경우 원금 보장 여부와 주가 하락시 원금 손실 조건도 잘 따져봐야 한다.

대개 원금보장형 상품은 안정성이 강점인 반면 기대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원금 비보장형 상품의 경우 12~20% 수준의 수익률 제시가 일반적인 반면 원금 보장형은 7~9% 안팎이다. 출시 초기엔 원금보장형이 많았지만 최근엔 원금 비보장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기초 자산에 대한 선호도도 변화하는 추세다. 과거엔 기초자산으로 종목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의 판매가 부쩍 늘었다. 유지헌 차장은 "최근 변동성이 커지면서 한두 종목보다는 주가지수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근래의 지수투자 상품은 종목투자에 견줄만큼 수익구조도 잘 나오는 추세"라고 말했다.

◆중도 환매시 손실 커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ELS 투자는 반드시 여윳돈으로 해야 한다. 만기 전에 환매할 경우 주식형펀드보다 더 많은 환매수수료를 내야 한다. 많게는 환매금액의 10%가 수수료로 부과된다.

상품설명서도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ELS는 사전 약정한 조건에 따라 수익률이 지급되기 때문에 '조건' 파악이 중요하다. 그래도 이해되지 않을 때는 전문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조한조 우리투자증권 과장은 "상품에 따라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모르면 가입 전 이해할 때까지 알아보는 것이 투자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 ELS 가입 7계명

①기초자산의 주가 향방을 예측하라.
②중도해지할 필요가 없는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
③상품 구조가 너무 까다롭지 않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④목표 수익률은 예금보다 2~3% 정도 높은 수준을 노려라.
⑤원금 보장 조건이 좋은 ELS를 선택하라.
⑥환매수수료 조건을 살펴라.
⑦어려우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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