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가, 6~7조원은 '거뜬'

더벨 현상경 기자 | 2008.03.27 15:30

M&A 프리미엄 미반영…과열경쟁 가능성 높아

이 기사는 03월27일(14:3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드디어 인수합병(M&A)시장의 매물로 나왔다. 등장과 동시에 "얼마짜리 딜이 될 것이냐"가 관심의 초점으로 등장했다.

매각가격 상승을 유발할 요인들이 겹겹이 쌓였다. 우선 현재 시가총액이 7조원에 육박하다 보니 가격이 최대 변수다. 워크아웃을 겪은 기업이란 '사정'도 있다. 인수를 희망하는 후보들은 줄을 섰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3조5000억원 정도가 경매 시초가(?)라고 볼 수 있다. 27일 기준 시가총액이 약 7조원(주당 3만6000원대)이고 매각대상이 산업은행(31.26%)과 자산관리공사(19.11%)가 보유한 지분 50.37%로 대략 절반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초가는 그저 시초가일 뿐이다. 현재 주가에는 M&A과정에서 부각될 프리미엄이 거의 반영돼 있지 않다.


우선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전망한 올해 대우조선해양의 주당순이익(EPS)의 평균치(2008.3.21 기준 컨센서스)는 3408원, 주당순자산가치(BPS) 평균치는 1만2708원 수준이다. 이를 근거로 산출한 대우조선해양의 주당순이익비율(PER)과 주당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1배, 3배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PER, PBR전망치가 12배, 4배 수준이고 삼성중공업(PER 10배, 2배), STX조선(8배, 3배)도 여기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매각대상이 아닌 다른 조선사와 비교해도 PER, PBR 등이 유사하다는 점은 아직까지 매각에 따른 프리미엄이 주가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달리 말해 3조5000억원을 기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 향후 실적개선치, 인수후 시너지효과, 후보군들간의 가격경쟁 등이 모두 새롭게 반영돼야 매각가가 형성된다는 의미다.


최근 국내 대형 M&A의 경우 인수자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부분의 딜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은 50%에서 100%까지 형성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인수후보가 줄 서있다 보니 적어도 50%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매각가가 최소 5조원대 후반에서 시작해 7조원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미래 실적을 감안할 때 시가총액이 10~11조원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대우조선해양 시가총액은 12조원 가까이 형성된 바 있음을 감안하면 결코 무리한 수준이 아닌 셈이다.

EV/EBITDA를 통해 평가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추정치 기준으로 동종업계 EV/EBITDA는 5~8배에서 형성돼 있다. 2008년 대우조선해양의 EBITDA는 4400여억원대 수준.

하지만 업종별 차이에도 불구, 최근 몇년간 진행된 대형M&A들 대부분이 EV/EBITDA가 최소 12배에서 20배까지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5조원은 가뿐히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조선업종의 호황세가 이어지는 점이나 대우조선해양의 막대한 수주물량은 다른 M&A 매물에 비할 바가 아니란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가격인상을 야기할 최대 요인은 역시 인수후보들의 가격경쟁이다. 이미 포스코를 비롯, GS, 두산, 현대중공업, STX그룹, 동국제강 등이 모두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릴 태세며 이들 중 상당수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의 입지를 놓고보면 어느 기업이 인수자가 되든 업계 재편은 불가피하다.

M&A업계 관계자들은 "매각가가 당초 예상보다 수조원 이상 치솟았던 대우건설 때의 '이상 과열'현상이 이번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경쟁이 치열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봐야 할 정도"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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