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건강]비에 젖은 필드 부상위험

윤재영 나누리병원 진료부장(정형외과 전문의) | 2008.03.28 12:34
지난 주말부터 봄 가뭄을 해갈해준 봄비가 촉촉히 내렸다. 지금쯤 필드의 잔디도 봄비를 맞아 한 층 더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을 터. 하지만 비에 젖어 미끄러운 잔디는 골퍼들에게는 낙상의 위험성만 높여줄 뿐이다. 일반적으로 낙상이 겨울철에 집중되지만, 골퍼들에게는 언 땅이 녹기 시작하는 봄이 위험하다.

일요일 필드에서 넘어져 척추 압박골절로 병원을 찾은 김모씨(남. 55세)가 봄비로 인해 어처구니없이 낙상을 당한 환자다. 골프 광이지만 겨울 동안 필드를 나가지 못했다는 김씨. 집중호우가 아닌 이상 어렵게 부킹으로 잡은 골프 약속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김씨는 나름대로 방수기능이 우수하다는 복장을 착용하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항상 부상은 방심에서 온다고 했다. 김씨도 멋지게 버디를 잡고 그린 언덕에서 내려오는 순간 봄비에 젖은 잔디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그린 아래 모래 벙커까지 떨어진 김씨는 창피한 것도 있었지만 몸이 말을 안 듣는 것 때문에 당황했다. 결국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카트에 몸을 실으면서 김씨는 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씨는 골다공증 환자였다. 과거에는 중년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골다공증이 최근에는 남성들 사이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몇 해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통계 조사를 바탕으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3년 동안 남성 골다공증 환자는 66%나 증가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학계에서는 남성 골다공증 환자는 여성환자의 4분의 1 수준으로 보고 있다.

원인은 여성들이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가 많은 반면, 남성은 지나친 흡연과 음주가 주 원인으로 뽑히고 있다. 또 지나치게 말랐거나 성기능이 떨어질 때도 발병 확률이 높은 편이다. 육체활동이 너무 적거나 남성호르몬이 부족해도 골다공증으로 이어진다. 스테로이드 제제를 3개월 이상 장기 복용할 때 이 병에 걸리기도 한다.

김씨의 경우 일단, 보조기를 착용하여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압박골절도 심한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 골절된 뼈에 바늘을 이용해 골 시멘트라는 특수 재료를 집어 넣어 골절된 부위를 채워 치료하는 '골 성형술' 등이 대표적이다. 국소 마취를 시행하는 등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라고 하지만 생활 습관을 개선을 통한 예방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점차 골다공증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골밀도가 절정을 이루는 20~30대부터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로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여 뼈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칼슘은 보충제로 섭취해도 되지만 생선, 녹색채소, 달걀 등 음식을 통해서도 효과적이다. 짜거나 고단백인 음식은 피한다.

담배와 술도 멀리해야 한다. 보통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골절 위험이 2, 3배 높다. 술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뼈를 파괴하는 피골세포의 활동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별한 질환이 없더라도 중년이면 일 년에 한 번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으로 인한 부상 예방에는 스트레칭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앞서 김씨 경우 겨울 동안 운동을 하지 않아 몸이 굳어져 유연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라운딩을 강행한 것도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운동 전, 후로 10분씩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 자신의 몸 상태를 항상 신경을 써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골프 마니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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