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생가보존회장 살해범 '우발 범행'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08.03.27 11:38

경찰 "정치적 의도 없는 듯"… 강씨 상대 범행동기 집중 추궁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보존회장 피살사건은 우발적으로 발생한 단독 범행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 구미경찰서는 27일 "용의자 강모씨(26·경북 구미시 진평동)를 상대로 밤샘 조사를 벌인 결과, 이번 사건이 강씨가 홧김에 저지른 단독 범행이며 정치적 의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우동 경찰서장은 "(강씨가)횡설수설하고 있어 자세한 범행동기와 경위를 계속 조사 중"이라며 "쓰레기를 줍는 데 나가라고 해 화가 나 김재학(81)씨를 죽였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정 서장은 이어 "강씨의 직장 상사를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 24일 저녁 강씨가 퇴근했다 25일 출근했을 당시 사무실 책상 위에 쓰레기가 잔뜩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강씨는 평소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쓰레기만 치우는 이상 행동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정 서장은 "특히 이 직장 상사는 사건 당일 강씨가 평소와 다르게 양복을 입고 출근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으로 판단, 휴무를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강씨는 특별한 전과가 없고 범행 당시 음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조사 결과, 강씨는 사건 당일 오후 5시40분께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 들어가 윗옷을 모두 벗은 채 쓰레기를 줍던 중 김씨가 "왜 옷을 벗고 돌아다니느냐, 당장 나가라"고 하자 김씨를 마구 때려 실신시킨 뒤 현장에 있던 흉기(호미)로 김씨의 머리와 목 등을 마구 찔러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강씨는 범행 직후 숨진 김씨의 옷가지를 모두 벗긴 뒤 끈으로 손과 발을 묶고 옷으로 입을 틀어 막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이상 행동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가족들과 함께 생가를 방문한 김모(50)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긴급 출동, 사건 현장에서 약 500m 가량 떨어진 공터에서 도주하던 강씨를 검거했다.

현재 경찰은 사건 현장에 설치돼 있던 폐쇄회로TV(CCTV) 녹화테이프와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이번 사건이 총선을 보름여 앞둔 상황에서 발생한 만큼 정치적 의도가 있는지도 계속 조사하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강씨에 대한 조사를 오늘 중으로 마친 뒤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강씨가 이상 행동을 보인 점에 따라 의료기관에 강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사건 소식을 접한 직후 주요 당직자 등 측근들과 함께 사건 현장을 방문, 비통함을 전했으며 김씨의 빈소(구미 순천향병원)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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