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좇지말고 내실·개성으로 승부하라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 2008.04.07 12:40

[머니위크 커버스토리]불황의 시대 창업시장서 살아남기

'저성장 고물가 시대에 창업하라고요?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요?'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예비 창업자들의 고민도 깊어만 간다. 경기침체는 취업난을 가중시켜 실직자들을 대량 양산하고 있지만 막상 이들이 가게 문을 열기에는 창업 시장의 문턱도 만만치않다.

창업전문경영지 'Business & Franchise'의 오경석 국장은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생각하지만 선뜻 하지 못하는 형국"이라며 "대기 수요자만 많다"고 전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에 놀라 소비 심리는 땅으로 떨어지고 원부재료 가격상승은 멈출줄을 모른다. 게다가 부동산 가격마저 요동치며 '권리금'의 고공행진을 불러오고 있다.

하지만 겁이 난다고 언제까지 한숨만 쉴 수는 없는 법이다. 따지고보면 지난 10년동안 창업시장의 '봄'은 없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외환위기 이후 창업시장에선 언제나 죽겠다는 아우성만 들렸지만 창업자 수는 매년 2만여 명씩 늘어가는 추세"라며 "결국 아무리 시장환경이 얼어붙어도 '되는 곳은 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악재란 악재는 고루 다 나타나고 있다'는 위기의 시대, 창업 시장은 어떻게 뚫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수익성 극대화보단 내실을 기하라"고 충고한다. 창업 시장에도 '리스크 관리'가 화두라는 것이다.

◆ 대박환상 버리고 '가격' 관리해야

창업시장 '애그플레이션(식료품 가격발 물가 상승)' 쓰나미 올까?

콩, 밀, 옥수수 등 곡물가 인상으로 인한 물가상승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창업시장중에서도 외식관련 업종에서 이에 대한 우려가 높다. 특히 치킨, 제과, 피자 등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되는 업종 뿐 아니라 곡물을 사료로 사육되는 소, 돼지 등 구이류 관련 외식업종도 간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이러한 고물가시대를 헤쳐나가는 창업 전략의 키워드는 단연 '합리적인 가격'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관계자는 "원가가 상승했다고 가격을 너무 높이면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나타나고 가격을 내버려둔다면 마진율이 형편없어지기 때문에 점포를 운영하는 의미가 없어진다"며 "원가 절감 구조를 만들어 기본 비용을 줄이고 가격전략을 현실화해서 적정 수익을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건비 절감 전략도 필수적이다.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아이템 선정에 신중을 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경기불황일수록 특정 계층을 집중 공략하는 방법보다는 보다 대중적인 마케팅 전략이 권장된다.

이상헌 소장은 "요즘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이 일반 식당을 찾기보단 구내 식당이나 선식 등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일단 경기가 나빠지면 고객 수부터 줄어들기 때문에 여성이나 남성 등 한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은 운영의 타격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대박 업종에 대한 환상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김성수 한국프랜차이즈창업연구소 소장은 "소위 '뜨는' 업종이 반짝 유행은 아닌지 잘 살펴야 한다"며 "대박 환상을 쫓지 말고 원하는 분야의 업종 정보를 철저히 수집하고 다수의 전문가들과 상담하여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적은 업종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 '상위5%' 또는' 하위 45%'를 주목하라

그렇다면 과연 창업 아이템으로는 무엇이 좋을까?

이에 대해 소상공인진흥원은 "창업 아이템의 선택시 실용위주의 알뜰전략을 택하든지 아니면 고급 위주의 브랜드 전략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경기둔화는 다수의 합리적인 소비자와 소수의 과소비자로 양분되는 구조를 낳기 때문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전반적으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진다. 이에 따라 소비도 양극화된다. 경기가 좋을 때는 소비자의 계층 구조는 상위 5%의 스키밍(skimming)층, 15%의 이노베이션(innovation)층, 35%의 팔로우어(follow)층, 그리고 45%의페네트레이션(penetration)층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구조에서 경기가 나빠지면 중간 두 계층은 줄어드는 반면 상위층과 하위층은 오히려 늘어난다.

이에 따라 장기불황에 지친 외식시장에는 요즘 저가 창업이 한창 붐이다. 그러나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처럼 품질이 보증되지 않는 저가는 경쟁력이 없다. 전문가들은 가격 경쟁력은 사업 초기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효과가 크지만 제품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만다고 지적했다.

고급 마케팅의 경우 소비층이 넓지 않으므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 된다. 이러한 아이템에는 와인바, 에스닉푸드전문점(태국ㆍ인도음식점 등), 명품 맞춤전문점 등이 있다. 이상헌 소장은 "고급 업종의 경우 고객 니즈에 맞게 개성있는 인테리어와 서비스, 또한 특정 계층을 확보하기 위한 홍보활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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