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채권투자 확대, 得보다 失

더벨 황은재 기자 | 2008.04.03 12:40

[재정거래 후유증]①CDS로 부도위험 헤지→신용위험 확대→차입여건 악화

이 기사는 04월02일(10:1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고대했던 외국인의 채권 투자 확대가 지난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2006년말 기준 0.6%에 불과했던 외국인의 국내채권 보유 비중은 2007년말 4.5%로 늘어났다. 시장에서 실감하는 외국인의 영향력은 4.5%가 아니라 45%에 가까웠다.

재정거래를 통한 외국인의 채권투자가 국내 금융시장에 득보다 '실(失)'이 더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국인 재정거래 때문에 ▲우리나라 신용위험지수 상승에 따른 해외차입 여건 악화 ▲대외채무증가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외국인 채권투자→신용위험↑, 국내기업 차입여건 악화

지난해 외국인은 국고채가 21조1000억원, 통안증권이 10조2000억원 등 총 32조3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아시아 금융시장을 교란시킨 초단기 투기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들어온 것도 아니다. 오히려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매우 '보수적인' 자금이라고 한다.

UBS증권의 한종연 전무는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은 한국 채권에 투자 한도를 가진 금융회사들 것이 많다"며 "핫머니(Hot Money)가 아니며 외국인의 투자 형태는 보수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외국인중 헤지펀드의 채권 순매수 비중은 3.8%에 불과했다. 반면 은행은 62.5%에 달했다.
ⓒ국제금융센터, the bell


그러나 외국인의 국내 채권 매수는 우리나라의 신용위험 지수를 급등시켰고 이로 인해 국내 기업의 외화조달 여건이 급속 악화됐다.


외국인은 국채와 통안증권을 사면서 신용부도스왑(CDS)를 통해 채권의 부도 위험을 헤지했다. 채권투자가 급증하면서 부도위험 헤지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결국 CDS 프리미엄은 급등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신용위험은 같은 신용등급이 같은 중국보다 두배 이상 높고, 등급이 한단계 아래인 말레이시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국제금융센터, the bell

신용위험지수 상승은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으로 외화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금융회사 및 기업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신용위험지수가 오른 만큼 조달비용도 더 든다.

한 전무는 "CDS 프리미엄 상승으로 외화조달시 가산금리가 상승해 기업들의 차입 여건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운용 김경록 대표는 "외국인이 24개월 연속 채권을 순매수했고 최근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반대로 외국인 채권투자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위험도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