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경제팀, '강만수 어시스트-MB 슛'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3.27 09:27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한달이 지났다. MB 경제팀 내 역학구도를 파악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지금까지 MB정부가 보여온 행보에 비춰볼 때 실질적인 MB 경제팀장은 누구일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정답은 'MB 경제팀장은 MB'다. '경제대통령'이라는 대선 슬로건을 내건만큼 이 대통령 스스로 경제정책을 진두지휘하는 모양새다. 동시에 경제정책에 있어 '이명박=강만수'라는 등식이 숨어있다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되는 대목이다. '강만수 어시스트, MB 슛'의 세트 플레이가 지금의 경제정책 운용 방식이다.

 이 대통령과 강 장관이 경제정책을 함께 주도한 대표적인 사례가 정부의 집중 물가관리 대상 '52개 품목'이다. 이 방안이 처음 공론화된 것은 지난 17일 지식경제부 업무보고에서였다. 당시 이 대통령은 "생활필수품 50개 가량의 수급을 정부가 직접 관리해 서민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나 당초 이 아이디어는 재정부가 제공한 것이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
10일 재정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때 약 50개 품목의 물가를 집중관리하는 방안이 다뤄졌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50개 품목 관리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정부의 고강도 물가 통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사전 포석의 성격이 짙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폭등했을 때에도 강 장관이 운을 띄우고 이 대통령이 마무리하는 수순을 밟았다.

 지난 17일 환율이 1030원선까지 치솟자 강 장관은 18일 오전 긴급 거시경제정책협의회를 소집한 뒤 "시장불안이 진정되지 않으면 필요한 조치를 단행하겠다"는 내용의 구두개입을 지시했다. 시장에서는 이후 이틀간 약 15억달러의 달러 매도 개입이 단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국가원수로는 이례적으로 환율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까지 내놓으며 강 장관의 조치에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20일 "환율 상승은 기업경영에 위협을 주는 요소가 되고 특히 물가가 대폭 상승하고 있다"며 환율 급등을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금리 문제를 둘러싼 이 대통령과 강 장관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처럼 알려진 것도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4개국 경제지와 가진 공동회견에서 "물가안정이 7% 성장이나 일자리 창출보다 더 시급해진 상황"이라고 말해 시장에서는 대통령이 금리 인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해석했다.

 이어 강 장관이 지난 25일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차가 2.75%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 무엇이든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말하자 시장에서는 이 대통령과 강 장관 사이의 이견설이 불거졌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경우 4.9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관점에서 물가안정을 강조했고 강 장관은 경제부처 수장으로서 성장을 강조했을 뿐 기본 인식에는 차이는 없다는 것이 측근들의 해석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강 장관은 최근 예산부처 장관으로서 대통령과 함께 모든 부처의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교감을 나눌 기회도 많고 실제로 인식을 대부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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