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례 40명 중 9명 사퇴…공천진통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8.03.26 18:53

31명만 선관위 등록, 총선 레이스 암초로

통합민주당의 후순위 비례대표들이 후보직을 줄사퇴했다. 40명 가운데 9명(23%)이다.

사퇴 이유는 대부분 비례대표 선정 결과에 대한 반발이다. 이를 둘러싼 후유증이 민주당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등장했다.

정대철 당 고문의 아들 정호준씨(정일영·이태영 박사 기념사업회 장학회장)는 비례대표 24번을 받았으나 26일 성명을 내고 사퇴했다.

서울 중구 출마를 준비해 온 그는 국회에서 회견을 갖고 "중구에 정범구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는 대신 비례대표 안정권에 배치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그동안 공들여 온 지역구를 양보했다"며 "그러나 당선권과 거리가 먼 순위가 일방적으로 발표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5번 전후를 당선 가능권, 20번을 당선 목표권으로 잡고 있다.

정동영(DY)계로 분류된 고연호 전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부위원장(35번)도 사퇴해 결국 비례대표 중 DY계는 '0명'이 됐다. 윤원호 의원은 비례대표 연임에 도전했다 탈락, "시·도당 여성위원장 등 유능한 당내 여성인사들이 20번 안에 단 1명도 들어가지 못한 데 분노와 충격을 느낀다"고 지도부를 비난했다.

DY계와 여성 의원들뿐 아니라 시민사회 진영도 불만이다. 통합민주당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 창당 당시 힘을 보탰던 김상희 최고위원(11번)을 제외하곤 사실상 '전멸'했다는 것.


이은지 경남도 의원(23번), 김윤주 전 군포시장(26번), 김근식 경남대 교수(28번), 임기옥 전 제주도의원(31번)이 비례대표를 반납했다. 서영교 전 청와대 춘추관장(33번), 김종현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운영위원장(34번), 김현 당 부대변인(39명)도 비례대표직을 던졌다.

이 같은 후유증은 손학규·박상천 두 대표가 비례대표 선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비난과 맞닿아 있다. 계파간 나눠먹기를 했다는 지적이다.

"당에 오래 기여한 사람들이 줄탈락했는데 당직 경력이 짧은 인사가 상위순번에 올랐다"는 불만도 있다. 비례대표 반납 인사 중 1명은 "자존심까지 버리면서 정치를 할 수 없지 않느냐"고 했다.

민주당이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불과 2주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 당력을 집중하기 어려울 거란 지적이다. 이와 관련 손 대표는 지난 25일 방송기자클럽 토론에서 "제 개인적으로, 저를 위해 정치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공천이 되지 않았다"며 '나눠먹기' 주장을 반박했다.

민주당은 총선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빈 자리를 채우지 않은채 31명만 선관위에 등록했다. 당 관계자는 "등록 일정상 시간이 부족해 결원을 남긴 채 명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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