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매각 무기한 연기

더벨 박준식 기자 | 2008.03.26 15:47

산은, 대우조선 先매각 방침..외은 "주주협의회 기망한 처사"

이 기사는 03월26일(15:4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외환은행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현대건설 매각이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일원인 산업은행이 현대건설 매각절차를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데 이어 26일 대우조선해양 매각발표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재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기존 계획을 변경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주관사인 외환은행은 당초 총선 이후 4월경 산업은행의 동의를 얻어 매각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외환은행의 계획은 대우조선이라는 돌출변수로 인해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두가지 매물이 시장에서 동시에 매각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과 대우조선해양의 예상 매각가격은 각각 6조원 이상. 둘다 메머드급 매물로 두 기업을 인수할만한 기업집단이 많지 않고, 인수자에게 금융을 제공할 국내 자본시장의 여력도 크지 않다.


특히 잠재인수자들이 중복되는 것도 문제다. 현재 두 매물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 중 유력한 인수후보는 현대중공업과 두산그룹 등이 꼽힌다. 인수여력이 있는 후보들의 경쟁을 이끌어 매각가격을 높여야 하는 입장에서는 매물을 동시에 내놓기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현대건설의 대주주는 채권을 출자전환한 외환은행 등 9개 금융사로 구성된 채권단.

매각은 이 채권단이 구성한 주주협의회가 추진한다. 이 중 구체적인 의사결정은 10% 이상의 지분을 가진 외환, 산업, 우리은행의 합의에 의해 이뤄진다. 산업은행의 동의가 없으면 매각계획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구조다.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이 2006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부터 매각을 시도했지만 이 같은 이유로 계획은 번번히 연기됐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일말의 언급도 없이 갑작스레 대우조선을 시장에 내놓은 것은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구성원들을 세번이나 무시하고 기망한 것"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실제로 현대건설 매각은 2006년 대우건설 매각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미뤄졌고 이듬해에는 구(舊)사주 문제로 다시 연기됐다.

2년 여를 기다려온 외환은행은 정권교체 이후 다시한번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최근 매각 주관사를 물색하는 등 4월경 매각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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