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병원장, 상장사 지분매입..영리병원 준비?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08.03.27 09:26
새 정부가 영리의료법인의 도입을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한 개인병원 원장이 코스닥 상장사의 지분을 매입, 이 상장사를 의료기관에 투자할 수 있는 연결고리로 만들겠다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정성일 탑성형외과와 예메디컬 대표원장(사진)은 27일 "갈수록 개인병원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되고 있다"며 "영리의료법인제도가 도입되면 시장의 자본이 의료기관에 투자될 수 있는 만큼 그 연결고리를 해줄 수 있는 상장업체를 찾아 투자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리의료법인 제도 등 의료산업화를 막고있는 여러가지 규제가 개선될 경우 의료기관이 대형화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시장의 자본을 유치하는 것이 필수적. 따라서 미리 준비하는 마음으로 지분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전날 IT솔루션업체 유진데이타 주식 15만2049주(1.26%)를 추가매입, 총 81만3483주(6.7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지분취득 목적은 경영참여다.

하지만 최대주주의 지분이 24%를 넘는 상황에서 정 원장이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정 원장의 지분취득을 영리법인과 연결짓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현재로선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개인투자자의 지분투자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유진데이타에 대해 "IT솔루션 회사인 만큼 원격의료 등 헬스와 관련된 분야로 사업을 넓혀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방향을 확정지은 것은 아니지만 책임있는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의료관련 사업도 제안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열흘 남짓 간격으로 지분을 추가매입한 것에 대해서는 "경영참여라는 목적을 밝히고 5%가량 매입했는데 경영진의 반응이 없어 추가로 매입한 것"이라며 "회사가 움직일때까지 계속 매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다른 소액주주들과 연합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정 원장은 "꼭 의료영역이 아니더라도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주주들을 모아볼 계획"이라며 "연락이 오가는 주주들이 지금도 몇명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경영진이 지금껏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는 사업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법률대리인을 참석시켜 경영진과 마주할 예정이다.

한편, 유진데이타는 시가총액 210억 규모의 코스닥상장사로 IT솔루션 제공을 중심으로 온라인학습 및 인쇄장비, 기계설계 솔루션 유통판매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2억7355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현 대표이사인 김중찬 외 2인이 24.35%(294만5059주)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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