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자회사 임원, 감사기간에 골프접대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08.03.26 14:49

예탁원 문서 위조로 직원채용·석탄公 부도회사 1800억 부당지원

산업은행 모 자회사 임원들이 감사원의 대대적인 감사기간에도 불구하고 거래처 임원들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또 대한석탄공사는 부도가 난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했으며 증권예탁결제원은 직원채용 과정에서 문서를 위조, 탈락했어야 할 인사를 뽑아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26일 한국전력 등 31개 공공기관에 대한 본감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공기업 임직원들의 갖가지 비위행태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본감사를 지난 24일부터 시작했는데 이렇게 감사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오는 31일 중간검사 결과 발표에서 공공기관들의 더 큰 비위사실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기간에도 골프는 쳐야…=감사원은 산업은행 모 자회사 임원들이 감사원의 예비감사가 진행된 지난 21일과 22일 제주도 모 골프장에서 거래업체 사장 17명과 골프를 쳤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골프 접대비는 산업은행 자회사에서 대출, 리스 등을 받은 업체들이 '친목도모' 명목으로 각각 일년에 3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송금한 연회비로 마련했다. 이 회비는 자회사 직원 명의의 통장에서 관리돼 왔다.

이 돈으로 자회사 임원들은 이번뿐만이 아니라 지난 2005년부터 매년 2~3차례씩 골프모임을 가졌다. 3월현재까지 거둔 총회비는 1억2000만원이며 현재 통장 잔액은 5000만원이다.

감사원은 향응 접대성 여부를 조사 중이며 다른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우월적 지위를 남용, 유착관계를 형성한 후 부당대출, 기한 연장 등의 사례가 있는지 추가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탄공사, 사장 묵인하에 부도회사 지원=감사원에 따르면 대한석탄공사는 어음을 산 회사가 부도가 나자 퇴직금 중간정산 목적이라며 허위로 문서를 만들어 1100억원을 마련한 후 단기 유동성 자금 등과 합해 1800억원을 이 회사에 저리로 지원했다.

감사원은 대한석탄공사 유동자금 운용 담당 본부장과 처장 등이 이 일을 주도했으며 사장은 추후 보고를 받았지만 이 사건을 조용히 무마하도록 묵인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석탄공사가 담보 확보없이 이 돈을 빌려줬기 때문에 3월 현재 대여금 잔액 1100억원의 전액회수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석탄공사는 이밖에도 석탄산업 침체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자금상환 압박에 대비하기 위해 차입금의 일부를 단기유동자금으로 조성, 운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관계자들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예탁원, 탈락할 직원 오히려 뽑아=감사원은 증권예탁결제원은 지난해 하반기 직원을 뽑으면서 면접접수표의 23곳을 조작, 합격 가능한 5명을 탈락시키고 순위밖의 5명을 합격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최종선발 전 단계인 필기시험 및 실무진 면접 과정에서도 당초 점수를 수정하거나 가필했다. 이에 따라 실무진 면접 대상이었던 11명을 탈락시키고 탈락했어야 할 14명이 오히려 실무진 면접을 봤다.

감사원은 사문서변조 및 동행사,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관련자들을 이날 검찰에 수사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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