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지분매각 1순위 대우조선으로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08.03.26 12:07

주주 구성 단순… 현대건설 매각도 곧 가시화될 듯

산업은행이 민영화를 앞당기기 위해 몸집 줄이기에 본격 착수했다.

산은은 26일 대우조선해양을 매각 1순위로 지목했다. 정부가 구체적인 민영화 밑그림을 제시한 지 1주일만이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당초 4월 총선 후 가시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산은이 보유지분 매각 1순위로 대우조선을 택한 것은 조기 민영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지부진한 현대건설 매각에도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당초 산은이 보유 중인 비금융기업 지분 중 매각 대상 1순위는 현대건설이 꼽혔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사실상 매각 준비 작업을 다 끝낸 상태였다. 이달 중 매각주간사를 선정하려는 의지도 강했다. 3개 운영위 은행 중 하나인 우리은행 역시 외환은행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구사주'의 부실경영 책임을 거론했던 산은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김창록 총재는 전날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운영위와 관련해 어떤 공식 통보도 받은 바 없다"며 "지분 보유회사 매각문제보다 산은 민영화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에는 찬성하지만, 매각주간사 선정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채권단 구성도 복잡하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의 10개 금융기관별 보유지분 규모는 외환 12.4%, 산은 11.1%, 우리 10.6%, 국민 10.2%, 신한 8.2%, 농협 6.2% 등이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일단 주주구성이 현대건설보다 단순하다. 산은이 최대주주로 3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2대 주주로 19.1%의 지분을 갖고 있다.

방위산업으로 매각방법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산은과 캠코가 결정하면 조기 매각이 가능하다. 포스코, 동국제강, GS홀딩스, 두산그룹, 현대중공업, STX 등 매수 희망 기업도 많다. 특히 2007년부터 영업환경도 크게 개선됐다. 주가도 상당폭 올라 얻을 수 있는 차익도 상당하다.

반면 하이닉스의 경우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매각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별로 외환은행 8.22%, 우리은행 8.03%, 산업은행 7.06%, 신한은행 6.10% 등을 보유하고 있다. 금액으로 치면 약 4조5000억원대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시장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매수자도 여럿 있는 등 여러 여건상 현대건설 보다 대우조선해양을 우선 매각키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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