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책상머리 발상? "주유할인점 어렵다"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 2008.03.25 15:30

물량 확보, 부지·설비 확보, 위험성, 주유소 반발 등 난제 많아

2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대책 중 대형마트(할인점)에서 주유를 가능케하겠다는 방안에 대해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업계는 현실적으로 걸림돌이 많아서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석유제품의 물량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부지나 설비 확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국내 할인점의 경우 대부분 도심에 있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도 큰 장애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대다수 할인점들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검토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이미 과거에 검토해 본 적이 있었지만 타당성문제로 철회됐다"며 "대형마트가 도심에 있어 사고 위험성, 설비를 위한 추가 부지 확보, 기존 주유소와의 갈등 등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마트는 주유 사업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다만 롯데마트 관계자는 "마땅한 부지 여부, 해외 사례 등을 살펴보고 정부 시책에 맞춰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업체들이 지적하는 난제를 보면 일단 석유제품의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 석유제품의 경우 개별업체가 직접 수입해서 판매하기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국제시세가 국내시세보다 오히려 비싼 경우도 많고, 싸더라도 운송비 등을 감안할 경우 직수입으로 수익을 남기기는 쉽지 않다는 것.


결국 국내 정유업체로부터 물량을 받아서 판매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하지만 이미 국내에 막강한 유통망을 구축한 정유업체들이 할인점에 물량을 공급할 지 의문이다.

이와 함께 부지나 설비 확보, 그리고 사고 위험성 문제가 대두됐다. 특히 사고 위험성은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내 할인점의 경우 선진국과 달리 대부분 도심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주유 사업을 하기 적절하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주유사업을 위해 상권이 없는 곳에 할인점을 오픈하는 것 역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주유마트가 일반화된 선진국의 경우 대형마트가 대부분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국내 상황에 대입하면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해외 상황을 보면 미국의 월마트, 영국의 테스코 등 주요 할인마트는 대부분 주유소를 겸업하고 있다.

월마트는 미국 전역의 월마트 주차장에서 머피오일이라는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테스코도 영국 독립계 석유판매회사 중 1위인 주유소 겸영 편의점 '익스프레스'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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