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난 페트로차이나 "매수 적기?"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8.03.25 08:12

전문가들 "中 정부 가격 통제가 문제" 부정적

전세계 시가총액 1위인 페트로차이나 주가가 지난해 고점 대비 50% 가까이 하락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만 해도 2위인 엑슨모빌 시총의 두배에 달했지만 주가 급락으로 1위 자리를 언제 내줄지 모르는 상황. 홍콩 증시에서는 페트로차이나를 손절해야 하는 것인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페트로차이나는 지난해 순익이 1456억위안(206억달러)로 전년비 2.3% 증가했다고 밝힌 후 하락세를 계속하고 있다. 시장 기대치 1540억위안에 크게 못 미치는 실망스런 결과였다.

25일 더스트리트닷컴에 따르면 페트로차이나 주가는 지난해 경쟁사들에 비해 최고 102% 프리미엄이 더해진 가격까지 상승했었다. 당시 투자자들이 페트로차이나의 2008년 순익을 장밋빛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리미엄은 현재 19%까지 떨어졌다.

페트로차이나 주가는 올 들어서만 홍콩과 뉴욕증시에서 각각 30% 정도 하락했고 상하이에서는 28% 떨어졌다. 11월 고점에 비해서는 50% 급락했다.

물론 주가 급락은 페트로차이나만의 잘못이 아니다. 글로벌 신용위기와 중국 상하이 증시 급락 등 주변 환경이 좋지 않았던 탓도 크다. 이 때문에 상하이 증시를 너무 서두른 것 아니냐는 비난도 일었다.

하지만 올해 전망 역시 나쁜 상황이어서 페트로차이나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페트로차이나는 지난주 실적 발표때 올해 순익 전망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시추 비용 상승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정유업계 전문가들은 유가가 상승 추세인 만큼 시추 비용은 상쇄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정유류의 가격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


정유업종의 업스트림(시추·정제)과 다운스트림(소매판매)면에서 볼 때 다운스트림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게 최대 약점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페트로차이나보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를 더 선호하는 이유기도 하다. CNOOC는 홍콩 증시에서 올 들어 23% 하락했다.

씨티그룹의 그래햄 커닝햄 애널리스트는 "페트로차이나 주가가 적정 수준으로 조정받긴 했지만 경쟁사들에 비해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반면 CNOOC는 원유는 물론 가스 탐사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주식 가치가 더 높다고 덧붙였다.

홍콩 앰플파이낸셜그룹의 알랙스 웡 이사는 "중국 정부가 유류의 소매 가격 통제 조치를 해제하지 않는 한 투자자들이 페트로차이나를 돌아봐야 할 이유는 적다"고 말했다.

반면 홍콩 DBS비커의 피터 소 전략가는 "올해 평균 국제 원유 가격이 85달러 이상을 웃돈다면 페트로차이나 순익 전망도 상향돼야 할 것"이라며 긍정론을 제시했다.

홍콩 선헝카이의 캐스터 팡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유가가 강세를 보여도 다운스트림에서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페트로차이나에서 당분간 떨어져 있으라"며 CNOOC로 옮겨갈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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