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로차이나는 지난해 순익이 1456억위안(206억달러)로 전년비 2.3% 증가했다고 밝힌 후 하락세를 계속하고 있다. 시장 기대치 1540억위안에 크게 못 미치는 실망스런 결과였다.
25일 더스트리트닷컴에 따르면 페트로차이나 주가는 지난해 경쟁사들에 비해 최고 102% 프리미엄이 더해진 가격까지 상승했었다. 당시 투자자들이 페트로차이나의 2008년 순익을 장밋빛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리미엄은 현재 19%까지 떨어졌다.
페트로차이나 주가는 올 들어서만 홍콩과 뉴욕증시에서 각각 30% 정도 하락했고 상하이에서는 28% 떨어졌다. 11월 고점에 비해서는 50% 급락했다.
물론 주가 급락은 페트로차이나만의 잘못이 아니다. 글로벌 신용위기와 중국 상하이 증시 급락 등 주변 환경이 좋지 않았던 탓도 크다. 이 때문에 상하이 증시를 너무 서두른 것 아니냐는 비난도 일었다.
하지만 올해 전망 역시 나쁜 상황이어서 페트로차이나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페트로차이나는 지난주 실적 발표때 올해 순익 전망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시추 비용 상승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정유업계 전문가들은 유가가 상승 추세인 만큼 시추 비용은 상쇄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정유류의 가격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
정유업종의 업스트림(시추·정제)과 다운스트림(소매판매)면에서 볼 때 다운스트림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게 최대 약점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페트로차이나보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를 더 선호하는 이유기도 하다. CNOOC는 홍콩 증시에서 올 들어 23% 하락했다.
씨티그룹의 그래햄 커닝햄 애널리스트는 "페트로차이나 주가가 적정 수준으로 조정받긴 했지만 경쟁사들에 비해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반면 CNOOC는 원유는 물론 가스 탐사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주식 가치가 더 높다고 덧붙였다.
홍콩 앰플파이낸셜그룹의 알랙스 웡 이사는 "중국 정부가 유류의 소매 가격 통제 조치를 해제하지 않는 한 투자자들이 페트로차이나를 돌아봐야 할 이유는 적다"고 말했다.
반면 홍콩 DBS비커의 피터 소 전략가는 "올해 평균 국제 원유 가격이 85달러 이상을 웃돈다면 페트로차이나 순익 전망도 상향돼야 할 것"이라며 긍정론을 제시했다.
홍콩 선헝카이의 캐스터 팡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유가가 강세를 보여도 다운스트림에서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페트로차이나에서 당분간 떨어져 있으라"며 CNOOC로 옮겨갈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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