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턴스 이사회는 누구 편일까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8.03.25 08:22

-WSJ

JP모간체이스가 베어스턴스 인수 가격을 5배 올려줬다. 헐값 매각이라는 여론의 비난과 주주들의 아우성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2달러 매각안이 그렇게 끔찍했다면 베어스턴스의 이사회는 왜 JP모간의 제안에 '예스'만 할 뿐일까.

JP모간이 주당 10달러 인수가를 제안했을 때는 물론, 주당 2달러를 제시했을 때도 이사회는 순순히 받아들였다.

한발 더 나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규정을 교묘하게 악용할 것을 제안하기까지 했다.

베어스턴스 이사회는 24일(현지시간) JP모간에 지분 39.5%를 넘겨 거래를 조속히 진행시키기 위해 9500만주를 신규발행하는 데 동의했다. 또 '20% 이상의 지분취득을 위해선 주주승인이 필요하다'는 NYSE 규정의 예외사항을 이용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NYSE의 조항에 따라 주주승인을 기다릴 경우 회사 재정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JP모간과 베어스턴스의 주장은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베어스턴스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보증으로 안정화된 만큼 베어스턴스가 여전히 재정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제임스 디몬 JP모간 회장은 베어스턴스의 내부실사 후 10달러 인수에 대해 적극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어스턴스의 부채(레버리지)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얘기다.

이 신문은 또 베어스턴스의 이사회가 헐값 매각에 격분한 주주들과 아픔을 공유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베어스턴스의 제임스 케인 회장은 지난 2월기준으로 베어스턴스의 주식 583만주(4,94%)를 보유한 대주주다. 앨런 슈워츠 CEO 역시 지난해12월말 기준으로 100만주 이상을 갖고 있으며 이사회의 칼 글리크먼은 29만1000주를 보유중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주식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감내하고 회사를 서둘러 팔아넘기려 하는데 것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다.

디몬 회장은 이미 베어스턴스의 일부 임원들에게 회사에 남아줄 것을 요청했다. 또 이들에게 합법적으로 현금 또는 주식 보상을 해주겠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베어스턴스의 이사회가 이런 특전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회사를 장부가치에 좀더 가까운 가격에 매각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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