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만 잘 한다고 대접받진 못한다"

머니투데이 김은정 기자 | 2008.03.26 12:31

[프로의세계]30대 테뉴어 심사 통과, 손훈 카이스트 교수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항상 남들과 다르게 노력해야 합니다."
 
신규 임용 1년 만에 30대 부교수 신분으로 처음 테뉴어(정년보장) 심사를 통과해 화제가 된 손훈 카이스트(KAIST) 건설환경공학과 교수(38ㆍ사진).

그는 이번 심사 통과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남들이 도전하지 않았던 ‘구조물 안전’ 분야에 일찌감치 들어선 덕분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하지만 손 교수는 자신의 전공분야에서는 이미 ‘젊은 석학’으로 통하는 인물.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노스알라연구소와 모스 카네기멜론대 조교수를 거쳐 지난해 KAIST에 합류했다.
 
세계 최초로 ‘무기저(reference-free) 손상감지기법’을 개발한 공로로 그는 지난 2월엔 한국과학기술한림원으로부터 ‘제11회 젊은 과학자상’을 받기도 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건을 보면서 종합적인 기술을 접목시킨 안전진단 연구에 도전하겠다는 결심을 굳혔습니다. 제가 박사과정에서 공부할 당시만 해도 국내엔 제 분야를 전공하는 학자들이 거의 없다시피 했지요.”

 
이처럼 ‘남들과 다르게 살자’는 것이 손 교수의 인생 철학이다. “엉뚱한 상상을 하고 남들이 안하는 것에 눈길을 둬야 합니다. 창의적인 사고에서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습니다. 21세기는 일반적인 지식보다 창의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영어교육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한 30년 정도 지나면 완벽한 동시 통역기계가 나오게 될 것입니다. 제가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 직장 다니던 선배들은 ‘앞으로는 컴퓨터를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컴퓨터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학생들은 자신이 사회에 나갔을 때 무엇이 중요할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분명 그저 영어만 잘한다고 대접받지는 않을 겁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연구실에서 보낸다는 손 교수는 “우리나라가 믿을 것은 인재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 세계 과학 기술을 주도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가 국내에도 많습니다. 전 그 부분에 항상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지요. 개인적으로 이공계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학업에 정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잘 할 수밖에 없습니다.”
 
손 교수는 끝으로 이공계 학도들에게 “정말 남들과 다른 일을 할 수 있고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다면 반드시 성공하게 될 것”이라는 격려를 건네며 인터뷰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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