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화학 거액 빚보증 손실 정체는?

더벨 강종구 기자, 김용관 기자 | 2008.03.25 12:30

[이수그룹 구조조정]③2007년 흑자에서 적자로 둔갑..이수건설 지원용 보증손실 탓

이 기사는 03월25일(07: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수그룹의 '돈줄' 역할을 하는 이수화학이 늪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그룹의 문제아 이수건설을 위해 서준 빚보증 때문에 거액의 손실을 보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25일 금융감독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수화학은 지난해 10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2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적자폭도 지난 2006년(85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 13일 공시를 올렸을 때만 해도 이수화학은 지난해 14억원의 흑자였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 후 외부감사를 받아 다시 올린 실적은 103억원의 당기순손실로 둔갑했다.

사실, 영업실적은 크게 호전됐다. 이수화학의 매출액은 2006년 7709억원에서 지난해 8966억원으로 늘었고 74억원에 육박했던 영업손실은 71억원 가량의 흑자로 돌아섰다. 원가절감과 판매단가 인상을 통해 일구어낸 성적이었다.

이수화학을 대규모 적자로 몰아 간 것은 '유칼립투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 라는 정체 모를 해외법인에 대한 104억원의 보증손실 이었다. 유칼립투스가 2005년 발행한 자산유동화보증채권(ABGN)에 지급보증을 섰지만, 원리금을 대지급할 가능성이 생겨 충당금을 설정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앞으로 얼마의 손실이 더 발생할지 모른다는 설명도 보탰다.

그러나 실상은 이수건설이 문제였다. 유칼립투스는 이수건설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세워진 특수목적회사(SPC)일 뿐이었다.

2005년 9월 이수건설은 10만8500주(액면가 1만원, 발행가 28만원)의 우선주를 발행해 290억원을 조달했다. 이 우선주는 말레이시아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 유칼립투스가 인수했다. 유칼립투스는 이 우선주를 담보로 이수화학의 지급보증을 받아 자산유동화보증채 3000만달러어치를 발행했다.


담보를 잡고 보증까지 세운 이 채권의 금리는 연 8.46%에 달한다. 채권발행 당시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BBB+등급이 보증과 담보없이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 6.14%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2004년까지 BBB+등급을 적용받았던 이수화학의 보증을 받은 채권으로는 턱없이 높은 금리수준이다.

유칼립투스가 발행한 채권 이자는 이수건설 우선주에서 나오는 배당금으로 충당했다. 이수건설이 2005년과 2006년 유칼립투스에 지급한 우선주 배당금은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합해 각각 34억4000만원 정도. 배당률이 무려 317%에 달한다. 이중 26억원 정도는 채권에 대한 이자로 지급됐고, 나머지는 SPC 운영비와 적립금 등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올해 9월이 만기인 원금의 상환은 사실상 이수화학의 부담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원금을 갚기 위해서는 SPC가 우선주를 매각해야 하는데 펀더멘털이 극도로 악화된 이수건설의 우선주를 주당 30만원 가까이 주고 살 원매자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중간에 SPC를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수화학이 자금을 조달해 이수건설을 지원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제3자에게 매각하기도 어렵고 이수건설이 매입후 소각할 여력도 없기 때문에 이수화학이 SPC가 보유한 우선주를 인수하고 그 대금으로 채권을 상환하는 구조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수화학이 인식한 보증손실 104억원은 올해 SPC가 발행한 채권의 원리금을 대지급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이해된다. SPC대신 원리금을 갚는 대신에 구상권을 행사해 이수건설 우선주를 인수하는 거래가 남은 셈이다.

문제는 이수화학의 손실이 여기서 끝날 것 같지 않다는데 있다. 이수건설은 2006년말 3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 남은 이익잉여금이 250억원 가량에 그친다. 만약 2007년에 그 이상의 적자를 냈다면 기말 우선주 배당이 불가능하고 우선주 가치도 더욱 하락하게 된다. 보증손실이든, 평가손실이든 이수화학의 부담이 그만큼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4. 4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