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지분형아파트', 추진은 하나?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 2008.03.24 12:00

[국토부 업무보고]정부 딜레마속 골격도 못갖춰…'제2의 반값아파트' 꼴

이명박 정부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통해 집권 초기 부동산정책 1순위로 계획해 온 '지분형 아파트'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연내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 추진 일정이나 취·등록세, 양도소득세 등의 세감면에 대한 내용이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그동안 사실상 반값아파트의 새로운 형태로 불려온 '지분형 아파트'는 주변 시세에 비해 최대 30% 가량 저럼한데다, 계약자가 분양가의 51% 만을 부담할 경우 실제 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아 왔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연내 광교신도시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내년 9월 이후 선보이는 송파신도시 등에서 확대키로 하는 내용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업무보고에서 앞으로 공공택지 내에서 늘어난 소형분양주택 물량 가운데 일부를 지분형으로 공급하고, 이 중 일정량을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하겠다는 정도의 계획 만을 세우는데 그치고 있다.

국토부가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보다 분양가 중 실수요자가 부담해야 하는 몫 외에 나머지 49%의 자금을 대줄 지분 투자자가 마땅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돈이 안될 것"이란 점에서다. 그만큼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반응도 이 같은 부정적 상황을 부추겼다. 지난달 인수위에서는 송파신도시 등 고수익률이 예상되는 지역에서 선보이는 지분형 아파트의 투자 지분에 대한 이익환수 장치를 강화키로 했다. 큰 이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기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재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지분형 아파트' 추진은 난항에 빠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관련 수요와 금융권 외면으로 사실상 실패한 '반값아파트'와 같은 문제 만을 남길 공산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성대 이용만 부동산대학원장은 "지분형 아파트가 성공하기 위해선 정부가 일정 시점 뒤 일정한 가격으로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확약을 해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그 대가는 정부의 재정부담이고 그 재정부담은 세금 형태로 국민들이 떠안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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