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현대건설이 온다

더벨 김민열 기자 | 2008.03.25 07:56

[현대건설M&A]①정권교체로 옛 오너 책임논란 희석… 외환은행 "금명간 매각자문사 논의"주장

이 기사는 03월24일(16:5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이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나선다.

지난 2000년 현대그룹 '왕자의 난' 등의 여파로 부도위기에 처한 현대건설은 4차례에 걸친 자구계획에도 불구하고 이듬해 5월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 지난 2006년 5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현재 대주주는 채권을 출자 전환한 외환, 산업, 우리은행등 채권단. 아직 매각 착수시점이나 주관사는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건설 매각이 총선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매각 반대의 명분이었던 '구(舊)사주 책임론' 등이 이명박 정부 집권과 함께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근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산업은행이 보유한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등 비금융자회사가 일차적인 매각대상"이라고 밝히면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총선이후 매각작업 돌입

현대건설 매각이 처음으로 거론된 것은 4년6개월의 혹독한 구조조정 끝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한 2006년5월부터. 당시만 해도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했다.

론스타에 줄 배당금이 필요했던 외환은행의 매각 제안에 대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데다 현대건설의 기업가치가 올라가고 있어 서두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간의 껄끄러운 관계도 매각의 장애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현대건설 주요 주주인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가 '구사주(舊社主=옛 회사 오너) 책임론'을 제기하자 현대건설 매각작업은 시작도 못해보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매각이 지연되는 사이 대한통운, 쌍용건설 등이 매물로 나오면서 현대건설을 앞질러 갔다. 하지만 현대건설 CEO 출신인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노 정권과의 불편한 관계가 해소 된데다 대한통운 등 대형 물건도 주인을 찾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대운하 사업'도 이 같은 분위기 조성에 한몫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대운하 사업을 힘있게 밀어붙일 수 있지 않겠느냐"며 "현대건설 매각은 정치적 배경이 개입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호시탐탐 매각시기를 엿보던 외환은행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자 마자 채권금융기관들에게 현대건설 조기 매각 일정을 제안했다.

3월중 매각 자문사를 선정한 뒤 실사 등 준비절차 및 공개 입찰절차를 통해 우선 협상자를 선정하고 오는 12월까지는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자는 것. 외환은행은 금명간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매각자문사 선정안건을 공식 부의할 예정이다.

올해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우리은행도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구체적인 매각절차를 진행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당장 매각작업에 착수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범 현대가 일색 입찰경쟁 불가피

현대건설 매각을 앞두고 풀어야 될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 우선 노무현 정권에서 절대불변의 기준처럼 보였던 '구사주 문제'.

외환은행을 비롯한 일부 채권단은 법률적인 검토를 통해 채권단 내부적으로 평가기준을 정하는 선에서 이 문제를 정리할 계획이다. 구사주 논리에 따라 범 현대가의 입찰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경우 자칫 현 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명분을 만들어 구사주 입찰을 허용해도 흥행 성공은 별개의 문제다. 범 현대가의 입찰을 전면 허용할 경우 잠재투자자의 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대가'라는 특정 후보에게 현대건설을 넘겨주기 위해 매각을 강행한다는 또 다른 특혜시비를 야기할 수도 있다.

론스타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외환은행 주도의 현 매각 방식도 문제다. 하루라도 빨리 한국을 탈출하려는 론스타가 매각을 좌지우지 할 경우 자칫 투명한 매각절차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외환은행은 매각주관사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미 외국계 투자은행(IB)들로부터 비공식 프리젠테이션을 받은 상태다.

외환은행이 CS를 주관사로 내정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한푼이라도 더 받길 원하는 론스타의 매각 전략이 현대건설 M&A라는 메가 딜 (Mega Deal)을 왜곡시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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