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650개 Ye치과 만들겠다"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08.03.25 10:22

[병원도기업이다]9. 예네트워크

우리나라 대표적인 치과 브랜드인 '예' 브랜드가 일본에 진출한다. 오는 5~6월경에 런칭할 예정이다. 국내 의료계가 그동안 중국이나 동남아 등에만 진출했다는 점에서 예치과의 일본 진출은 주목되고 있다. 예네트워크도 중국에 9개, 베트남에 1곳의 예치과 및 예메디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박인출 예네트워크 대표원장이 일본에 관심을 가진 것은 몇년전이다. 막연히 '더 좋겠지'라는 생각으로 갔던 일본에서 접한 의료서비스는 우리 수준만 못했다. 박 대표원장은 일본에 한국의 의료서비스를 알리고 오히려 그곳 의사들이 예치과를 견학하게 만들었다. 매달 2박3일 코스로 예치과를 방문한 일본 치과의사들이 지난해에만 150여명에 이른다. 기업의 경영방식과 의료기관 운영을 접목시킨 전략에 일본의사들은 감탄했다. 일본의 한 출판사에서는 '예류 치과마케팅'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박 대표원장은 "일본 내에 '예'브랜드를 가진 치과 650개를 만들 계획"이라며 "현재 일본 내에 설립돼있는 치과가 7만여개에 달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허황된 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진출방법을 보면 현지 병원경영지원회사(MSO)와 예치과 MSO인 메디파트너가 합작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박 대표원장은 메디파트너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영리의료법인 제도 등을 불허하고 있지만 MSO만큼은 합법화돼있다. 이를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예치과의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 치과의사 연수단

예치과는 1992년 8월에 역삼동에서 시작, 1994년에 여의도에 예치과를 개원하면서 국내에 네트워크병원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현재 65개의 예치과와 4개의 예한의원, 1개의 예성형외과, 1개의 예피부과, 1개의 예가정의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예네트워크는 단순 네크워크에 멈추지 않는다. 메디파트너는 구강관련 제조업체인 예덴탈케어와 치아미백시스템회사인 덴티스마일, 해외진출사업을 총괄하는 예메디컬인베스트먼트홀딩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관계사로는 메디컬몰 운영업체인 에버원솔루션과 의료관광을 주도할 에버원투어, 전문기공소인 예덴탈아트가 있다. 청담예치과 13층에 있는 와인레스토랑 '뱅앤비노'와 1층에 위치한 화이트갤러리도 관계사 중 하나다.

박 대표원장은 "삼성은 설탕에서, 웅진은 학습지에서 시작해 전체산업을 아우르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설탕'격인 치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비지니스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와 관광을 접목시키기 위해 여행사를 차렸고, 메디컬몰 형태로 진화해가는 의료서비스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개발사업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와인레스토랑에서 치아에 좋은 음식이나 와인을 팔겠다는 평범한 아이디어가 레스토랑을 만들어냈다. 예네트워크가 운영하는 와인레스토랑 '뱅앤비노'는 진료시간엔 병원로비로, 진료 외 시간엔 회원전용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예빌딩 13층에 위치한 로비 모습. 예빌딩 내 강남예치과나 예메디컬을 찾은 환자들은 레스토랑과 같은 로비에서 차를 마시며 직원의 안내를 기다리면 된다.

박 대표원장은 10년전부터 의료산업화를 주장해온 장본인이다. 차세대 국가경제성장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것은 의료산업 뿐이며, 이같은 의료산업의 핵심은 의료서비스, 즉 병원의 산업화라는 것이다.

박 대표원장은 "제약, 바이오, 의료기기, 화장품, IT(정보기술) 등 의료산업 발전의 정점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에 있다"며 "이같은 의료 연관산업의 최종 소비처가 병원인 만큼 병원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이들도 산업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금껏 의료산업화의 핵심을 놓쳐왔던 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 법제도하에서 의료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산업이 발전하려면 투자가 필요한데 민간자본의 병원유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른바 민간자본의 입김에 휩쓸리지 않는 '좋은 병원'을 만들기 위해서라는 허울좋은 논리때문이다.

박 대표원장은 "좋은병원과 나쁜병원의 차이는 영리법인이냐 비영리법인이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며 "외부자본을 유치해 산업을 키워나가며 의료의 본질도 잃지 않는 진짜 제대로된 영리법인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담동에 위치한 예빌딩 야경
박 대표원장은 '영리의료법인'의 핵심이 외부자본의 투자를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있는 만큼 용어를 '개방출자형병원'으로 바꾸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국민이 투자해 주인이 될 수 있는 열린병원의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리'라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 의미때문에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메디파트너는 외부자본을 유치, 최근 65개 회원의료기관의 일정 지분을 점진적으로 소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MSO가 외부자본과 의료기관을 연결해주는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리의료법인의 전단계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표원장은 "외부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회원의료기관의 지분을 소유하는 지주회사형 병원을 만드는 한편 영리법인형 병원도 준비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것도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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