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강재섭 불출마 선언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8.03.23 19:51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강 대표는 23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총선의 승리를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던질 각오가 되어 있다"며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에 있었던 박근혜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겨냥한 듯 "더 이상 공천 결과를 두고 이야기를 하는 것을 그만하자"고 촉구했다.

다음은 강 대표와의 일문일답

─오늘 박근혜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당대표와 지도부의 책임을 요구했다. 총선 불출마 선언은 박 전 대표가 이야기 한 책임인가.

▶공천과정에서 옥석을 고르는 일은 분명 잘못될 수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일강이 범람하고 홍수 피해가 나야 농사가 잘되어 이집트 국민이 굶어죽지 않는다. 이렇게 살아온 것이 이집트의 역사다. 마찬가지로 옥석 구분이 다소 잘못되더라도 개혁과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에 발맞추어 살을 깎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지금까지 전진할 수 있었다.

저는 큰 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맥락에서 저는 공정 공천을 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이명박 대통령을 민 사람이 더 많이 탈락됐나 박 전 대표를 민 사람이 더 많이 탈락했나를 봤을 때, 저는 경선에서 떨어진 쪽(박근혜쪽)이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탈락하면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회의 의사봉을 잡지 않겠다는 말까지 하며 물밑에서 노력해왔다. 결과를 보시면 알 것이다. 박 전 대표가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이 탈락하는 것을 보고 가슴 아파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데 이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이 공천에서 탈락하는 것을 보고, 대통령도 읍참마속의 고통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천을 잘못해서 이에 대해 불출마로 책임지겠다는 것 아니다. 공천을 잘못해서 책임지려면 대표직을 내놓아야 한다. 공천 책임은 총선 결과로 책임질 것이다. 총선 결과가 좋으면 내가 잘한 것이고, 결과가 안 좋으면 내가 잘못한 것 아닌가.

제가 출마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번 공천에서 수 많은 사람이 희생됐는데, 제가 당대표가 아니었으면 5선 의원이라는 이유로 희생됐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저 스스로 희생해 솔선수범을 보이면 이제 모두가 수긍하지 않겠나 생각해서 제가 총대를 메고 불출마 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도자로서 당을 화합시키고 단결시키는 길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불출마 선언 하는 것이지 공천과는 상관없다.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공천 후폭풍이 가라앉을 것으로 보나. 또 선거 결과로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그 기준은 무엇인지.

▶저는 어차피 당대표 더 이상 안하겠다고 공언했다. 제 임기가 7월 11일까지다. 만약 총선 결과가 과반을 확보 못했다면 이거 대표의 책임이지 누구의 책임인가. 이렇게 되면 제가 총선 끝나고 사퇴해야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7월 11일 임기 끝나서 그 때 판단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공천 결과를 놓고 시비하고 잘됐다 잘못됐다고 이야기 안 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법원 판결이 났는데 그 결과를 가지고 시비하고,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 그 결과를 가지고 시비하는 것은 예전 열린우리당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다. 그러니 공천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은 그만하자. 신이 와서 공천을 해도 불만은 있기 마련이다.

─친이계 공천자들과 김덕룡 의원이 이상득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했다. 이 것이 실제로 공천의 상징이 된 것 아닌가.

▶제가 희생하고 제가 출마하지 않겠다고 이야기 했으니 더 이상 공천에 대해 이야기 안 했으면 좋겠다. 이것으로 다 끝내고 이제 딱 하나 남은 지역구인 대구 서구 지역만 공천심사위원회가 공천하면 된다. 나머지는 다 그대로 가야 한다.

대표가 모든 것을 정리하기 위해서 희생하겠다고 했는데, 계파적 이해로 싸우는 것은 옳지 않다. 친이계니, 친박계니 하면서 싸우다가 요새는 더 많은 계파가 생긴 것 같다. 옳지 않다. 이제 계파적 이해관계로 싸울 정력을 상대와 싸우는 데 모아줬으면 좋겠다. 우리끼리 모여서 쑥덕대는 것은 더 이상 그만했으면 좋겠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총선 후보에 대해 지원 유세를 안하겠다고 했다. 지원 유세를 요청할 것인가.

▶지금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제가 무슨 말씀을 하겠나. 제가 선대위원장이니 저는 한나라당 공천 받은 사람 만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이렇게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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