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보다 경제", 대만 8년만에 정권교체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8.03.23 09:50
22일 실시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의 마잉주 후보(馬英九.사진 오른쪽)가 승리해 8년 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대만 국민들이 독립을 내세운 민진당 보다 대만 경제 회생을 내세운 국민당을 택한 것이다.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개표 집계 결과 마 후보는 765만8224표를 확보, 58.4%의 득표율로 544만5239표(41.6%)를 얻은 셰창팅 민진당 후보를 16.8% 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승리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221만표로 지난 2004년 3만표 가량의 표차로 천수이볜 총통이 당선된 것과 비교할 때 압승이다.

국민당은 이로써 지난 2000년 민진당에 정권을 내 준뒤 8년만에 정권에 복귀했고 지난 1월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압승을 거두면서 양안관계 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마 후보는 중국과의 경협 확대 및 중국인의 대만 관광 허용 등 양안 관계 개선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대만 경제 회생을 바라는 표심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또한 완전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보다는 국민당의 재집권을 내심 환영, 그동안 껄끄러웠던 양안관계가 긴장보다는 협력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마잉주 후보는 1950년 공직자 부모 슬하에서 외아들로 태어났고 대만 최고 명문인 젠궈 고교와 대만대 법학과을 졸업했다. 1974년 국민당의 장학금 제도를 활용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뉴욕 대학에서 석사학위, 하버드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81년 귀국해 탁월한 능력과 영어 실력으로 장징궈 당시 총통 비서로 대만 정계에 입문했고 84년 국민당 부비서장, 대만 대륙위원회 및 국가통일위원회 간부를 거쳐 93년 리덩후이 전 총통 정부에서 43세의 나이로 법무부장에 발탁됐다.

법무부장 재직 당시 대만 정계 사정을 위해 폭력 조직과의 전쟁을 치르면서 '미스터 클린'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청렴한 공직 생활로 인기를 끌었다.

181센티미터의 키에 수려한 외모도 정치 인기에 한 몫했다는 평가다.

국립정치대학 법학교수로 학계에 잠시 몸 담았다가 98년 정계에 다시 돌아와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 출마, 당시 연임을 노리던 천수이볜 시장을 따돌리고 승리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2002년 선거에서도 승리해 타이베이 시장에 연임됐다.

2005년 7월 국민당 주석으로 선출된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이끌었고 올 1월 총선에 이어 총통 선거까지 승리를 거둬 화려한 정치 역정을 이어가게 됐다.

한편 이날 민진당의 발의로 치뤄진 대만 유엔가입 여부 국민투표는 찬성 35.8%로 자동 부결됐다. 국민당이 발의한 중화민국이나 기타 다른 이름으로의 유엔복귀 국민투표안 역시 투표율 35.7%로 부결됐다. 국민당이 발의한 중화민국 이름으로의 유엔복귀도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과는 다른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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