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그룹, 저축은행 추가 인수 추진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권화순 기자 | 2008.03.24 06:00

소비자 금융 판매채널 전국 확대..그룹내 사업구조조정 전망

예아름저축은행을 인수한 SC(스탠다드차타드)그룹이 저축은행을 추가로 인수, 소비자 금융부문을 획기적으로 키울 방침이다.

이미 2~3곳 저축은행과 경영권 및 지분매각 협상이 상당부분 진척된 것으로 알려져 올 상반기 안에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들에 대한 M&A가 마무리 되면 SC제일은행 등 국내 사업그룹의 재편이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SC그룹은 최근 서울 및 부산지역 저축은행에 대한 추가 인수합병(M&A)을 추진중이다.

SC에 정통한 금융계 관계자는 "SC그룹이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소비자 금융상품 판매채널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며 "매물로 나온 몇몇 저축은행과 M&A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판매조직 등 인력보강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저축은행의 경우 본점을 기준으로 한 영업권역이 기존 11개 시도에서 6개 동일경제생활권으로 통합된다"며 "SC는 각 영업권역에 적어도 한 두 곳의 판매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예금보험공사가 동반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예한울저축은행과 분당저축은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한울저축은행은 예보가 100% 출자한 금융회사로 경북상호저축은행의 정리를 위해 설립한 가교금융회사다. 현재 총자산은 2504억원이며 경북 및 대구 지역에 3곳의 지점을 가지고 있다. 분당저축은행은 자산이 4673억원으로 지난달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한울이나 분당저축은행은 영업망 확충을 염두에 둔 SC에게도 매력적인 M&A대상"이라며 "하지만 일부 영업권역이 겹치는 데다 아직 매각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SC가 뛰어들지는 유보적"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선 SC가 일정 규모의 저축은행 자회사를 확보하면 그룹내 사업구조에도 메스를 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SC제일은행의 성격이 어떻게 변하느냐가 관심사다. 여타 시중은행과 비교할 때 외형 뿐 아니라 수익성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시중은행들의 부문별 대출비중을 보면 전체 대출금 가운데 기업자금이 44.3%, 가계자금이 54.2%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SC제일은행은 기업자금 28.1%, 가계자금 71.0%로 가계대출 비중이 크게 낮다.

수익성 지표인 명목순이자마진(NIM)과 건전성 지표인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 비율 역시 격차를 보이고 있다. SC제일은행의 NIM은 은행평균 2.71%를 밑도는 2.2%를 기록하고 있으며, BIS비율도 12.57%보다 크게 낮은 10.35%에 불과하다.

바젤Ⅱ 도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험자산을 줄이고 안전자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사업을 재편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SC그룹이 SC제일은행에 대해 최근 3775억원의 유상증자를 확정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는 시각이 많다.

따라서 금융계에선 SC가 저축은행 사업라인을 완성하면 SC제일은행에서 취급중인 고수익·고위험 소액신용 대출을 저축은행으로 이전하고, 은행에서는 안전자산 중심의 대출영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SC의 행보에서도 이런 움직임을 엿볼 수 있다. SC는 올해초 좋은·홍익·대운저축은행 등 3개 부실저축은행을 통합한 예아름저축은행 인수,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저축은행 자회사를 확보했다.

예아름저축은행은 SC스탠다드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바꾸고 시장공략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소비자금융 대표상품인 개인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할 예정이고 하반기에는 개인사업자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다.

SC스탠다드저축은행장에 박 현 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 대표를 선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박 행장은 아멕스카드를 거쳐 GE캐피탈코리아·한국PF금융 대표로 근무하는 등 국내 소비자금융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뛰어난 감각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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