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건설,주총표대결 신승…張펀드 약진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08.03.21 16:46

감사 표대결 53:47 간발의 차..張펀드,작년보다 지지 2배 이끌어내

21일 열린 벽산건설 주주총회에서 장하성펀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가 표대결에서 지긴 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할 때 주주들의 지원을 많이 이끌어내며 약진했다. 이에 따라 회사측의 외형상 간발의 차 신승이긴 하지만 장하성펀드의 주장도 상당한 세몰이를 해 사실상의 회사쪽 패배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장하성펀드는 이날 안건 중에서 이사 선임은 거수 표결에 응하는 대신 감사 선임안건에 대해 서면 표결을 요구하는 집중 전략을 구사했다.

예상대로 이사 선임에서는 김인상 현 대표이사와 허주병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무난히 통과됐다. 참석주주의 89.8%가 찬성한 것.

벽산건설의 김희철 회장 등 대주주의 지분은 59.2%로 장하성펀드 지분 5.4%에 비해 큰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따른 자연스런 결과라는 해석이 가능했다.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의 참석률은 77.8%(의결권 주식수 기준)였다.

↑ 벽산건설과 장하성펀드쪽 관계자들이 21일 주총에서 서면 표결 결과를 검토하고 있다.

이변이 일어날 뻔한 지점은 감사 선임 안건이었다. 서면표결 결과 회사측 추천인사인 김용세씨(현 감사)에 대해서는 52.6%가 찬성 의사를 밝혔고 장하성펀드 추천인사인 조현승씨(올카인즈 대표이사)는 47.4%의 찬성이 이뤄졌다.

감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3%이상 의결권은 효력이 없음을 감안하더라도 소액주주 상당주는 장하성펀드쪽으로 돌아섰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장하성펀드쪽 관계자는 "표결 결과 20여만표의 차이가 난 것으로 안다"며 "20만주를 갖고 있는 개인주주 1명의 의결권을 대리행사했다면 감사 선임을 관철시킬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비교할때도 장하성펀드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지난해 주총에서 백명현 감사 선임 표결에서 장하성펀드는 반대의사를 밝혔지만 표결 결과는 찬성 78%, 반대 22%였다. 지난해에는 별도 후보자를 내세우지 않았고 반대 의사만 표했던 차이가 있긴 하다.

장하성펀드측은 "회사에 내부거래(벽산건설과 대주주 인희(건자재 회사) 사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했는데도 그 규모가 2006년 1665억원에서 지난해 2184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며 "내부거래 규모는 지난 2002년 22억원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100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내에 구매부서를 뒀다면 벽산건설 주주들에게 돌아올 수 있는 이익이 클 수도 있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반면 이날 주총에서 김인상 대표는 "인희가 자재조달 등에서 숙련된 업무능력을 갖고 있고 합리적인 절차와 이익률 내에서 내부거래가 이뤄졌다"고 장하성펀드의 주장을 반박했다.

벽산건설측은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양쪽이 모두 하면서 표대결이 격화됐고 지난해 주식을 갖고 있던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처분해 표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며 큰 변화는 아니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또 "장하성펀드를 주주로서 존중하지만 동일한 주장을 2년째 제기하지만 회사측의 설명은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는 불만도 토로했다.

한편 장하성펀드의 투자고문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이날 "앞으로도 필요한 조치를 계속하겠다"며 요구 조건을 거둬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회사와 장하성펀드의 갈등은 일정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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