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T'브랜드, 서비스는 생색내기용?

머니투데이 이정흔 기자 | 2008.03.26 09:26

[머니위크]SKT서비스, 대체 뭐길래

"결혼 말 나오면 웃으면 되고 잔주름 늘면 작게 웃으면 되고 스타라는 게 외로워 질 때면 친구 얼굴 보면 되고 생각대로 하면 되고~."

SK텔레콤이 최근 새롭게 선보인 '생각대로 T' 캠페인의 '되고송'이다. 굳이 광고를 빌어 말하지 않더라도 '되고송'이 노래하듯 '무엇이든 생각대로 할 수 있는 세상'이 가능해진 데는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가 뒷받침 되고 있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광고에서 말하는 것처럼 실제 소비자들이 '생각대로 T'를 원하는 서비스마다 자유롭게 이용하기에는 알아야 할 서비스 별 브랜드가 너무나 복잡하고도 많다.

◆'T'는 뭐고 'T 라이브'는 또 뭐야?

현재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약 4300만명. 이 중 SKT는 그 가입자 수만 해도 2200만명을 훌쩍 넘어서는 등 시장의 50% 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이동통신업계 부동의 1위 기업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민 두명 중 한명이 쓰고 있는 SKT에 대한 간단한 질문 하나. '생각대로 T'나 'T 완전정복' 등 SKT 광고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 브랜드 'T'와 'T 라이브(live)'는 어떻게 다른 걸까. 의외로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확히 말해 T 라이브는 T의 하위 브랜드 중 하나다. T가 SKT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하나로 아우르는 큰 테두리라면 T 라이브는 T의 여러 서비스 중에서도 3G 이동통신의 일부인 영상통화 서비스를 뜻하는 브랜드다.

SKT가 T를 소개할 때면 어김없이 '유비쿼터스 3G 이동통신의 모바일 라이프를 대표하는 브랜드'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엄밀하게 따져 T는 KTF의 '쇼'처럼 3G 이동통신만을 나타내는 브랜드는 아니다. SKT에서 제공하는 2G와 3G의 서비스를 모두 포함하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두 브랜드는 애초에 지칭하는 범위 자체가 전혀 다르다. 두 브랜드 사이의 간극이 그렇게 큰데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왜 여전히 T와 T 라이브를 명확하게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일까. 마케팅 전문가들은 다소 복잡한 T의 브랜드 체계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복잡한 T 브랜드, 소비자는 더 복잡

현재 SKT의 브랜드는 'T'라는 큰 줄기를 가운데 두고 서비스나 콘텐츠에 따라 독립적으로 분리된 각각의 하위 브랜드들이 나무 가지처럼 뻗어 있는 형상에 비유할 수 있다. 요금과 관련한 SKT의 제도들을 모두 하나로 묶어 T 플랜(plan)'으로 브랜드화하고 로밍과 관련한 제도들은 또 따로 묶어 T 로밍(roaming)으로 브랜드화 하는 식이다.

문제는 그 하위 브랜드들이 지나치게 세분화 돼 있는 탓에 실제 서비스를 사용하려는 고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요금제 하나만 보더라도 T브랜드 밑에 T 플랜 요금제, 그리고 그 밑에 T 표준 요금, TTL, 팅(Ting) 식으로 몇 단계를 거쳐 브랜드가 세분화 돼 있다. 때문에 실제로 자기가 가입돼 있는 서비스가 무엇인지조차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대다수다.


특히 자동 로밍 서비스의 경우 SKT는 기존 2G에서도 기본적으로 제공되던 서비스이며 영상통화가 가능한 3G에도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서비스다. KTF의 경우는 기존 2G에서는 자동 로밍이 사실상 불가능했었기에 3G로 변화하면서 이 부문을 강조하는 것은 일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SKT는 사정이 다르다. 어쩌면 '당연한' 서비스를 마치 대단히 새로운 것처럼 별도의 하위 브랜드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다른 서비스들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디자인이 특화된 단말기기를 중심으로 한 T 스타일(style), 마일리지 포인트를 일컫는 T 포인트(point) 등의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기 보다는 구색 맞추기에 가깝고 친구 찾기와 내비게이션 등의 기능을 한데 묶어놓은 T 맵(map) 서비스 역시 기존의 서비스와 크게 달라진 점을 찾기가 어렵다.

◆SKT 브랜드 늘리기, 소비자 반응은 부정적

SKT가 이처럼 T의 하위 브랜드 숫자를 부풀리는 데 집중하면서 휴대폰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것처럼 보이고는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기존의 서비스와 비교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혁신적인 서비스나 부가기능이 추가되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름만 바꿔가면서 하위 브랜드만 계속해서 늘리면 결국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T 브랜드 확장은 SKT가 서비스를 각각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보다 세심한 부분까지 고객들의 서비스 편의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실제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T 브랜드별 특성이 크게 두드러지지 못하면서 각각 개별 브랜드에 혼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T는 소비자들이 이처럼 브랜드에 대해 혼란을 보이고 있음에 따라 지난해 브랜드전략실을 구성하고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브랜드전략실은 기존 스피드 011처럼 SKT에 대한 강력한 이미지를 갖춘 브랜드 개발 및 관리를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SKT는 T 브랜드의 홍보를 위해 많은 비용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T의 하위 브랜드가 지나치게 많은 데다 인지도 상승도 기대만큼 받쳐주지 못하고 있어 고민에 빠진 상태다. 이를 위해 SKT는 현재의 T 브랜드를 강화시키는 방법과 T를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T 브랜드를 대표 브랜드로 정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브랜드 론칭 등 T에 대한 전략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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