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 펀드, 환차익 등으로 '휘파람'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8.03.27 09:18

[머니위크]박영암의 돈되(잃)는 펀드

브라질과 멕시코 등 중남미지역에 투자하는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올들어 미국과 중국증시의 동반 조정으로 대다수 해외투자펀드가 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들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3월18일 기준으로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공모 중남미펀드의 연초 이후 단순평균수익률은 -3.8%에 달한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8.8%)보다 하락률이 적었다. 이같은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2조1400억원이 '중남미펀드'에 몰려있다.

◆2중 환차익으로 연초 이후 3%대 수익률

하나UBS자산운용의 '라틴 아메리칸 주식펀드'도 중남미에 투자하려는 국내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펀드의 모태는 UBS AG(Asset Global)가 1996년 3월29일부터 운용하는 '라틴 아메리카펀드'다.

하나UBS자산운용의 '라틴 아메리칸 주식펀드'는 다른 중남미펀드와 달리 연초 이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3월18일 기준으로 3.4%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같은기간 7.9% 하락한 브라질증시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2007년 8월31일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은 17.9%에 달한다.

브라질증시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비결은 바로 환차익. 이 펀드는 국내투자자들의 원화자금을 달러로 환전한 후 이를 다시 브라질과 멕시코, 아르헨티나, 칠레의 현지통화로 바꿔 투자한다.

대다수 해외펀드가 DR(주식예탁증권)을 매수하는 것과 달리 이 펀드는 4개국 거래소에서 직접 주식을 매수한다. 환헤지를 하지 않아 최근 달러화 약세로 남미 4개국 통화 보유주식에서 환차익이 발생했다. 또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연초대비 환차익을 얻고 있다. 이같은 이중 환차익으로 인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

김상민 하나UBS자산운용 글로벌운용팀장은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약세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하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재차 하락반전, 달러강세에 따른 환차익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남미지역은 양호한 성장률과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달러화에 대해 지속적인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시점에서 펀드에 투자해도 원/달러 환율하락에 따른 손실을 브라질 헤알화(BRL) 등 중남미 통화의 강세로 보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적어도 환위험은 자연스럽게 헤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브라질ㆍ멕시코 집중 투자

이 펀드는 펀드명처럼 중남미(라틴 아메리카) 전역에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투자는 브라질(63.6%) ,멕시코(29.7%) 등에 집중되고 있다. 아르헨티나(3.4%)와 칠레(3.3%) 투자는 소규모에 머무르고 있다.

개별종목을 보면 AMERICA MOVIL(멕시코, 8.7%) ,CIA VALE RIO DOCE(브라질, 8.2 %), ITAUSA INVESTIMENTOS ITAU SA(브라질, 8.1%), PETROBRAS(브라질, 8.1 %), FOMENTO ECO MEXICANO SAB(멕시코, 5.8%), USINAS SIDERURGICAS DE MINAS GERAIS SA(브라질,5.8 %) 등이 편입비중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모두 3월18일 기준). 이들 종목은 대부분 통신, 석유, 비철금속, 금융, 건설업종에서의 중남미 선두주자들이다.


하나UBS자산운용은 브라질과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의 향후 투자매력은 매우 크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경제는 소비주도 경제성장의 초기 단계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하나UBS자산운용의 판단이다.

즉 브라질은 1억8000만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도 5%대의 경제성장이 가능하다. 특히 과거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의 진정과 천연자원, 제조업, 내수소비 등에 힘입어 향후 경제전망이 매우 밝다는 게 하나UBS자산운용의 입장이다.

중남미 국가의 대외부채 감소는 투자가치를 높이고 있다. 과거 대외채무 지급불능에 시달렸던 브라질이 2007년말 순채권국으로 전환하는 등 중남미 국가의 대외채무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BB+ 등급인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이 2008년 중 투자적격등급인 BBB-로 상향조정될 전망이다.

'군사쿠테다'로 점철된 중남미의 불안정한 정치사도 2000년대 들면서 급격히 안정을 되찾고 있는 점도 호재다.

◆최근 3년간 124%수익, 추가 상승 능력 충분

브라질증시는 최근 3년간 전 세계 중남미 투자자들에게 124%의 고수익률을 안겨줬다. 이같은 과거 수익에 국내투자자들은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자칫 상투를 잡는 것은 아닐까"라며 펀드 가입을 주저하고 있다. 지난해 무한질주할 것 같았던 중국증시가 불과 1년도 채 안돼 반토막나자 이같은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브라질증시는 추가상승여력이 많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최근 3년간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매력이 여전히 크다고 주장한다. 2007년 말 브라질증시의 PER(주가수익배율)은 10.8배로 신흥시장 평균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중국증시가 6000포인트를 넘나들 때 PER이 선진국의 2배가 넘는 30배를 기록하면서 '과열논란'에 휩싸인 것과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김 팀장의 설명이다.

특히 김 팀장은 브라질 기업의 EPS(주당순이익)와 ROE(자기자본수익률) 증가율이 최근 3년간 주가상승률을 정당화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가격부담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라질 기업의 2007년 EPS 증가율이 20%를 넘고 ROE도 21%에 달한다"며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기업은 중국, 인도 등으로부터의 수요증가와 내수시장 성장 등으로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휘곤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도 "브라질은 지난해 옥수수, 대두, 설탕 수출로만 125억달러의 수입을 올렸다"며 "러시아에 비해 농산물과 철광석, 가스 등 천연자원 생산이 균형을 이뤄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천연자원과 농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후퇴 및 타 이머징국가의 경제성장 둔화는 브라질 경제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정부가 최근 인프라시설 투자 확대 등 내수확대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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