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대전' 다시 불붙나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 2008.03.20 18:26

KB카드 분사 추진 이어 농협 '모집인제' 운영

농협이 신용카드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카드업계의 경쟁격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농협은 20일 신용카드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카드모집인제도를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전국의 단위농협 창구에서 직원들의 카드영업 만으로는 신용카드사업 영역 확장이 어렵다고 보고 전업계 카드사들과 같이 모집인을 두기로 한 것이다.

농협 NH카드분사는 카드모집인 전담 사무소인 'NH카드 강북영업소'를 개설하고 다음달에는 강남영업소도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100여명의 모집인에게는 1인당 월 100좌씩, 총 10만좌의 할당목표를 내려줄 방침이다. 독자카드도 준비하고 있다.

농협 NH카드분사 윤한철 사장은 "농협은 자체 카드를 만들 수 있는 카드 라이선스가 있지만 그동안 이를 거의 사장해왔다"며 "BC카드도 영업하면서 농협 독자카드도 판매하는 병행판매를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240만명의 조합원과 6만5000여명의 직원, 5300여개 지점을 가진 농협의 규모는 카드시장의 판도까지 흔들 수 있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

농협의 '선전포고'로 카드시장의 경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는 물론 국민카드와 우리카드와 같은 은행계 카드사들도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따라잡기 위해 치열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한카드도 은행 직원들까지 카드 발급에 나서는 등 1위 수성을 위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은행계 카드사들이 신규 카드를 매달 평균 10만좌 정도씩 늘렸다. 우리은행은 이보다 많은 20만좌 정도씩 늘려 20006년 신규 발급 1위였던 국민카드를 끌어내리고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카드모집인도 지난해말 현재 4만6000명을 넘어서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사태로 1만명 밑으로 줄었던 '기세'가 되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카드사들의 경쟁격화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다. 지난해 카드시장의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카드대란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던 순이익이 3/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45.2%(5개 전업계 카드사) 감소하는 등 추세가 반전됐다.

그럼에도 우리은행은 현재 32개인 모집인·카드설계사 조직을 올해 안에 50개로 늘릴 방침이고,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새 회원을 각 140만명, 160만명 늘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농협까지 가세하게 됐으니 올해 카드시장은 지난해보다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모집인이 늘어나면 결국 그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과거와 달리 신용평가 등의 시스템이 잘 갖춰졌기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대량 발생하는 등의 과거 전례는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