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현대건설 대우조선 M&A준비 "시동"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08.03.20 16:47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20일 대우조선해양현대건설 등 산업은행이 보유한 비금융계열사의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들 기업에 관심을 표시해 왔던 포스코, GS그룹, 두산그룹, 현대그룹 등이 M&A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이미 현대건설 인수를 선언한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이다. 현대그룹은 이미 2006년부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등 준비작업에 돌입했으나 매각이 지연되면서 속을 태워 왔다.

현 회장은 이날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7주기를 맞아 하남시 창우리 선영을 참배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건설은 반드시 인수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컨소시엄을 구성할 재무적 투자자도 많아 인수자금도 충분하다는 것.

현대그룹은 과거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가 거론했던 '옛 주주' 문제도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단 규정에 '정상화를 위해 협력했던 곳에 우선매수 청구권을 준다'는 조항을 근거로 협상의 지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과 대우조선해양 모두에 관심을 갖고 있는 두산그룹은 당장 어떤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매각조건과 가격이 관건"이라며 "매각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봐가면서 참가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특히 현대건설에 대해서는 옛 주주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의견을 견지해 왔다. 부실에 책임이 있는 옛 주주들이 다시 현대건설을 갖겠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


두산은 해외 사업부문에서 두산중공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건설과 아울러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등과 함께 중공업 부문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우조선해양도 주시하고 있어 적절한 시점에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이구택 회장, 윤석만 사장 등 경영진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관심이 있음을 밝혔던 포스코는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던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연내 매각 방침이 나왔으므로 매각일정을 살펴보고 매각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역시 대우조선해양에 관심을 보여 온 GS그룹은 "구체적인 매각일정이 나오지 않은 단계라 뭐라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

허 창수 GS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을 밝히기는 했지만 2010년 재계 5위 진입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M&A를 추구해 온 만큼 매각조건과 가격에서 적절한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언제든 참가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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