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내달 철강값 10만원이상 인상할듯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8.03.20 11:53

석탄공급價 협상 이번주 시작… 경직된 가격 조정 비판도

철강업계 최대 관심사인 포스코의 철강 제품 가격 인상이 내달 중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는 포스코가 가격을 조기에 인상해 '철강 시장 가격 왜곡'을 풀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주요 원료인 석탄 가격 협상 등이 지연되면서 가격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원료인 석탄 공급 가격 협상 결과에 따라 인상폭이 커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중 인상될 듯, 10만원 이상 가능성=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철강 생산의 주요 원료 중 하나인 석탄의 공급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이번주부터 해외 광산업체들과의 협상에 돌입했다.

주요 수입선인 호주와 중국의 광산업체들이 홍수 피해를 입으면서 협상 시작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졌다. 가격 협상도 빨라야 이달 말께나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따라 철강 가격 인상도 원가 분석이 가능해지는 내달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석탄 공급 가격의 윤곽이 드러나면 철강 가격에 대한 인상 여부와 폭에 대해 검토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상폭에 대해서는 톤당 10만원 이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철광석 75%, 석탄 130%의 가격인상을 전제로 했을 때 톤당 원가부담이 176달러까지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포스코가 지난달 1일 철강 가격을 톤당 6만원(열연강판 기준) 인상한 것을 감안해도 10만원 가량의 추가 인상 요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10만원만 인상해도 인상률은 17%에 달한다.

여기에 석탄 공급 가격의 인상폭이 더 커질 경우 원가 부담도 추가로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철강업계 안팎에서는 석탄 공급 가격 인상폭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철강업계 소식을 보도하는 일본의 일간철강신문은 지난 19일 "호주나 캐나다의 일부 석탄 공급업자들이 임시가격을 제시하기 시작했다"며 "레벨은 각양각색이지만 기존 가격을 대폭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은영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석탄 공급 가격이 100% 가량 오르면 원가기준으로 4만원 정도 인상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더 신속하게" VS "수요업체 감안 신중"= 가격 인상이 지체되면서 포스코의 경직된 가격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수입 철강재나 철스크랩(고철) 등 다른 제품이나 원료와의 가격 왜곡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열연강판은 톤당 58만원인데 반해 수입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800달러(80만원)에 달한다. 포스코산 열연강판의 품귀 현상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가격이 싼 포스코산을 품질이 나쁘면서 가격이 비싼 중국산으로 바꿔서 판매하는 사례가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열연강판을 가공해 냉연강판 등을 제조해 판매하는 다른 철강사들로선 시장 가격을 주도하는 포스코가 가격을 낮게 유지하면서 수입산의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김경중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입 가격이 내수 가격에 비해 워낙 높기 때문에 유통업체들이 수입하기를 꺼릴 수 밖에 없다"며 "수입이 줄면 국내 수급은 더 꼬이게 된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포스코가 물가 안정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정부를 의식해 가격 인상을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은영 애널리스트는 "원가 분석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장 가격 동향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고 추후 조정하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측은 기간 산업 성격이 있는 만큼 조선, 자동차 등 수요 업체들의 부담도 고려해야 하는 등 가격 조정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가격 조정이 잦아지면 수요 업체들로선 원가 변동성이 높아져 부딤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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