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검사체계 ‘생쥐깡’ 농심뿐인가?

머니투데이 홍기삼 기자, 신수영 기자 | 2008.03.19 17:20

식약청은 원재료 검사 업체에 일임하고 ‘뒷짐’…‘제2의 생쥐깡’ 얼마든지 재발?

서울 연남동에 사는 주부 김장옥(38)씨는 지난 설 명절 때 한 유명 식품대기업이 제조한 떡국용 재료를 샀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제품 뒷면의 쌀 원산지 99%가 중국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산 식재료가 식탁에 오르는 일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민족 고유의 설 명절용 떡국 재료까지 중국산이 차지할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이처럼 CJ제일제당, 농심, 풀무원, 대상, 오리온, 해태제과, 롯데제과 등 국내 주요 식품대기업은 소비자에게 드러내지는 않지만, 중국산 원부자재를 식품에 쓰는 걸 불가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미 이들 업체들은 해외에 자체 공장을 설립하거나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해 국내 가공식품으로 제조하고 있다. 연일 치솟는 국제 원자재 가격과 국내 인건비 상승 등으로 국산 원재료만으로 가격 경쟁력을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항변이다.

◇‘생쥐깡’ 농심 뿐인가?=이물질이 발견된 농심 새우깡의 경우 아직 정확한 경위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중국 현지공장에서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식약청 등 관계당국은 보고 있다. 덩달아 중국산 식품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거세지고 있다.

일단 중국에서 원재료를 도입해 국내에서 가공하는 식품업체들은 이중 삼중으로 철저한 안전장치를 통해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톈진 공장에서 쌀과자인 ‘햇쌀’을 OEM방식으로 생산해 완제품 수입하고 있는 해태제과는 쌀 원재료 수급부터 생산공장까지 전 과정에 걸쳐 5~6단계 검사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스타드’와 ‘미카카오케익’을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완제품을 들여오는 오리온도 모든 검사체계 기준을 국내와 똑같이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생산제품이라고 해서 국내 제품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중국 칭다오 육가공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아예 현지 소비에만 국한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의 이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농심 ‘생쥐깡’이 준 충격이 매우 커 소비자들의 의구심이 쉽게 가시지는 않을 전망이다.

◇‘식약청은 업체에 원재료 검사 일임’…식약청은 현재 외국서 들여온 수입원료나 반재료는 직접 품질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각 제조업소의 품질관리기준에 맞춰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소가 식약청의 식품공전이나 식품위생법 기준 이상의 품질관리기준을 갖추도록 하고, 수입시에는 이같은 기준을 충족했음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수입허가를 내준다는 것이다.

식약청은 이에대한 보완책으로 무작위 표본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작위로 원료를 검사하되,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원료에 대해서는 분기별로 가중치를 주어 검사비중을 높이는 방법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특별히 나라별로 품질검사에 대한 규격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중국산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면 무작위 표본검사를 실시하는 비율을 늘려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료를 전부 검사하지 않더라도 무작위 표본검사 등을 통해 수준이하의 원료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다”며 “더구나 원료에 문제가 있다면 완제품 검사 과정에서 역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저질 원료를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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