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옵션 기업 손실 '눈덩이' 우려

더벨 이승우 기자 | 2008.03.19 16:30

최근 맺은 KIKO 옵션 대부분 넉인..환율 오르면 손실 가늠못해

이 기사는 03월19일(15:2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환율과 관련된 파생상품이 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환율 급등의 후유증이다.

정부와 감독당국은 환율 관련 파생상품의 거래 규모와 손실 규모 등에 대한 실태 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동안 기업들과 은행들이 맺었던 외환옵션 거래중 KIKO(Knock-In·Knock-Out) 구조로 짜여진 상품은 거의 모두가 넉인(Knock-In)이 됐다.

계약 당시 정했던 수준 이상으로 환율이 급등해 넉인이 발생하면 계약금액의 2~3배, 심지어 5배까지 불리한 환율에 외화를 팔아야 한다. 곧바로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최근 환율이 1000원 이상으로 급등한 상황이라 이 상품을 샀던 거의 모든 기업이 이같은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미 여러기업들이 외환옵션 관련 파생상품으로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영업은 잘 했지만 환율과 관련된 파생상품 손실만으로 적자에 내몰리게 된 기업도 있다.

문제는 앞으로 환율이 크게 내리지 않는 이상 이 파생상품을 샀던 기업들의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환율 급등 상황에서 평가 손실마저 실현 손실로 전환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감독당국은 얼마나 거래가 됐고 어느 정도의 손실이 날지 가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에 금융기관들이 얼마나 투자했고 얼마나 손실이 날지 모르고 있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그나마 한국은행이 은행간 통화옵션 거래 규모 정도를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도 각 은행들로부터 자료를 요청해 집계한 것으로 시기적으로도 늦을 뿐 아니라 정확성에도 문제가 있다.

또 넉인과 넉아웃 환율 수준과 외화를 팔아야 하는 환율에 대한 파악은 전혀되지 않고 있다. 현재 얼마나 넉인이 돼서 대략 얼마 정도의 손실이 났는지 파악이 안된다는 것이다.

한은 한 관계자는 "통화 옵션 관련 통계는 그나마 한은이 은행들로부터 자료를 일일이 받아 집계를 하는데 그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환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환율 급등으로 파생상품 관련 기업들의 손실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며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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