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혈액제제.백신분야 세계서 인정

이기형 기자, 김명룡 기자 | 2008.03.21 09:25

[우물안 제약사, 세상밖으로]<3>녹십자, 37년간 한우물 특화

녹십자의 B형간염 백신 ‘헤파박스’는 전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이 접종했다. B형간염 백신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녹십자는 1983년에 헤파박스를 세계에서 3번째로 개발했다.

혈액제제 분야에서 녹십자는 세계 10대 제약사에 포함된다. 간염예방 혈액제제 ‘헤파빅’, 면역글로브린 ‘이무노글로빈’은 세계 생산규모 순위 10위안에 드는 품목들이다. 혈액제제 관련 해외전문잡지에서 녹십자는 빠지지 않는 회사중 하나다. 허재회 녹십자 사장(사진)은 국내 제약사가 세계시장에서 다국적 제약사와 어깨를 견주는 것은 녹십자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녹십자가 혈액제제와 백신분야에 특화, 집중해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떤 약이 잘 팔린다고 무턱대고 쫓아가지 않는 고집이 있었다. 녹십자는 1971년 대표적 혈액제제인 알부민을 생산하기 시작, 37년 동안 혈액제제와 백신을 만들어 왔다. 녹십자는 지난해 매출 4423억원중 혈액제제와 백신에서 2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60%가 이분야에서 나오는 것이다.

허 사장은 “녹십자는 혈액제제와 백신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기업”이라며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녹십자는 1980년대초에 1100만불 수출탑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3300만달러 정도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이중 혈액제제는 2000만달러에 달한다. 현재 인도, 태국, 베트남 등에서 혈액을 들여온 다음 혈액제제로 만들어 다시 해당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말 충북 오창에 최신 설비를 갖춘 혈액제제 공장을 완공,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허 사장은 “이 공장은 미국과 유럽의 기준에 적합한 생산설비를 갖춘 최첨단 공장”이라며 “세계 시장을 겨냥한 만큼 올해 말 공장이 완공되면 본격적으로 수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1400억원을 투자해 건설중인 오창 혈액제제 공장은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등지에서 플랜트 수출 의뢰도 들어오고 있다. 제품 뿐 아니라 기술 수출등 다양한 부가가치가 창출될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 2005년부터는 백신관련 사업도 강화했다. 녹십자는 현재 국제기관과 유럽, 아시아, 중남미에 백신을 수출하고 있다. 전남 화순에 800억원을 들여 백신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도 올해 말쯤 완공될 예정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독감백신의 자급자족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하다. 허 사장은 “지난 2000년 독일기업에 넘겼던 B형간염치료제도 다시 인수할 것”며 “일본뇌염백신 등 다양한 백신을 생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녹십자는 혈액제제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도 그 영역을 확장했다. 면역주사제 ‘아이비글로블린’, 뇌졸중 치료제 ‘유로키나제’등 바이오의약품을 독일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 목암연구소를 통해 신약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2006년에는 골다공증치료제에 대해 독일 회사의 최대 16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녹십자는 자체적인 성장 플랜과 함께 인수합병(M&A)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허 사장은 “녹십자는 혈액제제ㆍ백신 위주의 사업구조이기 때문에 일반의약품 위주의 제약사를 M&A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크게 낼수 있다”며 “적합한 제약사가 나타날 경우 M&A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녹십자는 제약업 이외에도 의료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3년에는 대신생명을 인수해 녹십자생명보험을 설립했다. 녹십자의료재단은 종합검진센터, 임상연구소, 분자의학연구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전문적으로 제약공장을 만드는 건설회사인 녹십자EM도 보유하고 있다. 녹십자EM은 병원 무균시설 시공 등 특수건설 사업도 한다. 허 사장은 “다양한 제약, 의료 관련분야 사업을 통해 헬스케어그룹의 라인업을 갖췄다”며 “다양한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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