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원자재시장…튤립파동 재연?

더벨 이승우 기자 | 2008.03.19 14:30

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 부정적 파급 효과"

이 기사는 03월19일(13:0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고 있는 최근 원자재시장이 17세기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튤립파동과 같은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됐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19일 '이슈분석'을 통해 "원자재 시장에서 투기적 거래가 급증하고 있어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상업적 거래자, 즉 투기 거래가 급증하면서 가격 변동성이 확대돼 투자실패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이미 지난 2006년 헤지펀드인 Amaranth와 Ospraie가 천연가스 및 기초금속 투자에 실패했고 지난해에는 몬트리올 은행이 천연가스 옵션 거래에서 거액의 손실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또 원자재선물 중개회사인 MF Global은 소맥 거래에서 1억4000만달러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과거 투자 실패 사례에도 불구하고, 최근 투기세력들의 원자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원유선물의 경우, 미결제 약정에서 비상업적(투기) 매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5년 이후 30%를 지속적으로 상회하고 있다. 금선물의 경우 최근 70%에 육박했으며 옥수수 등 곡물선물은 4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헤지펀드와 연기금에 이어 국부펀드(SWF)도 원자재 투자를 늘리고 있어 원자재 선물시장에서 비상업적 거래 규모와 비중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시장에 투기매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에 따른 헤지(Hedge) 목적과 투자다변화를 통한 수익률 제고를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실수요가 아니라 투기적 유인의 비중 증가와 이에따른 가격 상승은 향후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을 잠재하고 있다.가격 급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오 연구원은 "원자재 전문가가 부족한데다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도 아직 미흡해 원자재 투자에는 아직 큰 리스크가 있다"면서 "투기 거래 실패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2006년 Amaranth 사태와 같이 대규모 투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원자재 시장 뿐 아니라 전체 금융시장에 부정적 파급효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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