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오만의 다른 이름은 방심"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전예진 기자 | 2008.03.20 08:22
"우리의 가치가 지켜지느냐 훼손되느냐의 위기의식이 있습니다"

우상호 통합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갑)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진다. 항상 밝은 얼굴로 편안하게 말을 이어가는 그다. 스스로도 "내 장점은 사람 스타일이 좋다는 것"이라고 할 만큼.

그런데 이번 총선의 의미를 묻자 사뭇 진지해진다. '안정이냐 견제냐'와 같은 거대 담론도 중요하다. 다만 그보다 개인적으로 더 의미를 부여하는 지점이 있다.

그는 "위기의식"이란 표현까지 썼다. 자신의 당락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친 것은 아니다. 가치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 가치는 민주주의와 통일. "우리 세력이 갖고 왔던 가치가 있습니다. 지켜야합니다" 순간 우 의원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린다.

그렇다고 그가 '이념' '가치'의 깃발 옆에만 서 있다고 보면 '단견'이다. 우 의원은 오히려 작은 실천과 거기서 오는 자그만 성과에서 보람을 찾는 쪽이다.

"작은 제도를 손질해 서민들이 기뻐하면 좋아요. 감사 전화 한 통을 받으면 1주일동안 술 먹어도 안 취합니다. 항상 기쁘죠" 우 의원이 웃는 얼굴로 다니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개인적으로 문화산업, 관광산업에 관심을 쏟았고 제도적 정비도 충분히 했다고 자부한다. 이제 관심은 '교육', 특히 중등교육이다.


"공교육 정상화가 문제라고 하지만 사실 초등학교 교육을 정상화돼 있죠. 반면 중등교육은 최악입니다. 우리 애들을 보면서 느낍니다" 중학생 아들 2명을 둔 현실적 삶에서 나오는 문제의식이다.

지역이 갖고 있는 재개발, 복지, 편의시설 등의 이슈에 더해 그가 '교육'에 방점을 찍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초선으로 활동한 지난 4년. 그는 누구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집권 여당의 대변인을 오래 했고 당직도 적잖게 맡았다. 언제나 중심에 있었다.

그는 "그래서 더 괴로웠다"고 돌이켰다. "항상 방어하고 욕먹고…. 그보다 국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게 가장 괴로웠죠"

그 평가는 지난 대선 때도 동일했다. 지금도 비슷하다. 그의 재선 길이 험난한 이유다. 우 의원의 맞상대는 이성헌 한나라당 후보.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아는 선수들인지라 승부가 쉽지 않다. 게다가 지난 대선때 수도권에 분 'MB 바람'도 그에겐 부담이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민심이 바뀌고 있단다. 수도권 30-40대 사이에서 '견제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 이명박 정부 출범초 인사파동 등 악재가 분위기를 바꿨다. 우 의원이 한마디로 정리했다. "오만의 다른 이름은 방심입니다. 방심은 패배를 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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