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에코보보스?

이경숙,황국상 기자 | 2008.03.20 10:45

[쿨머니, 에코보보스의 시대]<1>환경에 대한 당신 마음의 지도

편집자주 | 다음 항목 중 당신의 생각과 가장 비슷한 항목을 5개 골라보세요. ① 봄·가을이 점점 사라지는 것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② 환경오염이 초래하는 건강문제를 해결하려면 농촌으로 이사가면 된다. ③ 기업은 다른 무엇보다도 더 많은 이윤·성과 달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 ④ 자가용보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⑤ 동식물 보호? 환경문제가 아니라 천연기념물 보호일 뿐이다. ⑥ 더 많은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등 국토 개발에 나서야 할 때다. ⑦ 신도시 개발을 위한 산림 훼손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⑧ 에너지 절약은 불편한 일이다. ⑨ 최근의 이상기온은 일시적일 뿐, 곧 괜찮아 질 것이다. ⑩ 우리가 쓰는 에너지와 자원 때문에 기후가 크게 변하고 있다. ⑪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 제도·기술이 개인의 노력보다 중요하다. ⑫ 쓰레기 분리수거도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된다. **************************************************당신이 고른 항목 중에 ①⑩⑫가 있다면 당신은 '에코보보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①④⑩은 '운동-환경가', ③⑧⑪은 '환경-기술론자' 성향이 농후합니다. ⑥⑦번은 '개발-환경업자', ⑤⑨는 '환경-대중소비자', ②⑥은 '환경-로맨티스트'가 고르는 항목입니다. 당신이 고른 항목이 2개 이상 유형에 걸쳐 있다면 당신이 그 유형들의 특징을 함께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연구분석 :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 교수팀, 설문조사 : 환경재단ㆍ한국갤럽(2007년 10월)>

↑팔라우바다에서 바라쿠다떼를
만난 이미연(가명)씨.
34세의 아름다운 기혼여성, 이미연(가명)씨는 서울 평창동에 산다. 그의 이층 양옥집 마당에 서면 북한산의 유려한 산세에 가슴이 트인다. 진돗개 '순둥이'가 다가와 꼬리 친다.

"결혼 전부터 동물실험을 하는 화장품은 쓰지 않았어요. 식생활은 임신 후 바뀌었어요. 제가 먹는 게 다 아이한테 가니까요. 그때부터 유기농을 먹기 시작해서 지금은 세제, 휴지까지 친환경제품으로 바꿨어요."

그에게 '자연환경'은 구호가 아니라 일상이다. 벗이다. 그는 마당에서 산바람을 맞으며 '순둥이'와 놀고, 스쿠버다이빙을 하며 바다친구와 교감한다. 그에게 '미래'란 바로 자신의 두살배기 딸이다.

"그냥 자연이나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자연이든, 미래세대든, 나와 관계가 생기니까 눈을 크게 뜨고 다시 보게 돼요. 내 아이가 건강한 사회, 건강한 자연 속에서 자랐으면 좋겠어요."

S대 석사 출신으로 모 대기업 기획팀장으로 일하던 그는 지난해 사표를 냈다. '아이'와 '자기성장'을 위해. 3인 가족인 그의 가계소득은 월 800만원.

환경재단과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 교수가 개발한 문항으로 측정한 결과, 그는 '에코보보스(Eco-BoBos)'였다.

◇에코보보스 "럭셔리보단 유니크"


당신이 에코보보스라면 당신은 맘 속으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 삶의 중심은 나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나를 표현한다. 나는 남과 다르다. 하지만 잘난 척하는 건 싫다. 환경운동가들의 투쟁엔 참여하지 않는다. 환경운동에 기부는 할 수 있다. 싸움이나 논쟁은 싫다. 모두에겐 나름의 삶과 멋이 있으니까."

당신에게 자연, 즉 환경은 생활 그 자체다. 당신은 한살림, 올가(Orga)의 유기농 식품을 사먹고 부림제지의 우유팩 재활용 화장지를 쓴다. 당신의 화장실엔 아베다나 바디샵의 샴푸와 일본 샤본다마의 친환경세제가, 화장대 위엔 로고나 혹은 오리진스 화장품이 놓여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나 황사, 유해화학물질을 내뿜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건 당신의 벗인 자연을 해친다. 그렇지만 온실가스를 내뿜지 않으려고 자가용을 포기하진 않는다. 불편하니까.

당신은 독특하고 멋진 물건을 좋아한다. 하지만 '명품' 매니아는 아니다. '럭셔리보다는 유니크'한 것이 당신을 표현하므로. 어쩌면 주변사람들은 당신을 보며 속으로 "잘 났어, 정말"이라고 할지 모른다.

당신은 30대, 전문직 종사자나 화이트칼라 중에서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환경-대중소비자 "나도 보보스가 되고파"

환경-대중소비자인 당신은 생활인이다. 삶은 투쟁이다. 지구 온난화? 문제라는 건 알지만 직접 나설 쓸 틈은 없다. 잠 잘 시간도 부족하다. 자연? 사느라 바빠 즐길 여유가 없다. 그래도 천연기념물은 지켜야 한다.

당신은 쓰레기 분리수거를 성실히 하는 편이다. 하지만 종량제 봉투 가격은 부담스럽다. 자가용 대신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것이 훨씬 좋다. 고유가 시대에 아껴야 잘 산다. 게다가 대중교통을 타면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생활인인 당신은 '보보스'를 꿈 꾼다. 명품이나 유행패션을 즐기고 싶다. 적어도 당신의 아이들은 넉넉하고 여유롭게 살길 원한다. 당신은 50대, 전업주부와 이야기가 잘 통할 것이다.

◇운동-환경가 "환경보호는 나의 과업"


운동-환경가인 당신은 맘 속으로, 생활로 이렇게 외친다. "지구온난화, 자연 파괴는 내가 막으리!"


당신은 환경지킴이다. 환경, 온난화 문제의 해결은 당신이 해야 할 일, 혹은 업무다. '운동'은 당신을 표현한다.

당신은 좀 불편해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사무실에선 일회용 컵을 쓰지 않는다. 여름엔 가급적 에어콘 없이 지내고 겨울엔 내복을 껴입는다.

당신은 '환경-대중소비자'를 보면 안타깝고 답답하다. 당신이 환경 문제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말하면 그들은 당신의 말을 듣기만 할 뿐 따라하려고 들지 않는다.

그들은 당신에게 말한다. "옳은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사는 건 어려워."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삶에 대해 속으로 이렇게 느낄지도 모른다. "당신은 환경보다는 운동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아."

운동가형이 아닌데 운동-환경가 성향으로 나타났다면, 당신은 '환경-대중소비자'일지도 모른다. 당신은 이미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다만 생활 속에서 실천하지만 못할 뿐이다.

◇환경-기술론자 "고효율이 곧 친환경"

환경-기술론자인 당신은 지구온난화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자신의 삶이 불편해 지는 것은 참지 못한다.

굳이 필요하다면 당신은 자가용을 포기하는 대신 디젤차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디젤차는 가솔린차보다 리터당 연료 소비가 평균 30% 낮으니까.

온실가스 배출? '아마 2040년쯤엔 핵 융합 발전 등 혁신적 에너지기술이 나타나 이런 이슈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는 데에 당신은 동의한다. 그때쯤이면 석유 에너지도 고갈될 것이다.

당신이 보기엔 환경 문제에 대해선 사람들의 생각이나 삶을 바꾸는 것보다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게 낫다. 정 필요하면 제도나 시스템을 통해 강제적으로 규제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자, 자영업자 중에 당신과 같은 유형이 많다.

◇개발-환경업자 "이익, 성장이 우선"


개발-환경업자인 당신에게 환경 문제는 '배부른 소리'로 들린다. 먹고 살려면 개발, 성장이 환경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 당신에게 환경문제를 경제 발전과정에서 짊어지고 가야 할 비용이다.

물론, 이런 말을 공공연히 하진 않는다. 쓸 데 없이 반환경론자로 몰릴 필요는 없으므로.

당신은 환경지원금이나 부담금도 기꺼이 낸다. 환경단체나 정부가 당신을 귀찮게 하는 게 싫기 때문이다.

당신은 '환경'에서 미래 수익원을 보기도 한다.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강화되는 세계 추세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줄 수도 있다. 탄소배출권 시장의 성장이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다. 당신은 20대이거나 50대일 가능성이 높다.

◇환경-로맨티스트 "더워지면 선탠하면 돼"

"환경이 오염되면 다른 데로 이사가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당신은 낭만주의자다. 당신에게 지구 온난화는 아주 큰 문제는 아니다. 날씨가 더워지면 반팔을 입고 살고, 더 더워지면 해변에서 선탠을 하면 되니까.

하지만 와인 애호가인 당신은 온난화 때문에 와인의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는 건 아쉽다. 반면, 따뜻해진 근해에 다랑어떼가 몰려온다는 소식은 반갑다. 좋은 참치회를 싸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침이 고인다.

아마 운동-환경가는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에코보보스는 당신을 재밌다고 느낄 것이다. 50대 여성 중에 당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찾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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