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풀 몬티'거부,'0.75'택한 이유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3.19 07:20

유동성 대책 효과 기대, '달러·물가 챙길것'신호, 주가상승에 자신감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줄순 없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장이 고개를 저었다.
금리인하 발표 직전까지도 월가와 미국 언론들은 '풀 몬티(Full Monty:알몸뚱이)'를 예상했다. '1%(Full Point)'를 빗대, 버냉키 의장이 '홀딱 벗고, 화끈하게' 1%포인트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 화끈했던 버냉키..이번엔 '풀몬티'되기 거부

실제로 버냉키 의장의 최근 행보는 이런 '기대'를 당연한 것으로 만들었다.
그는 지난해 9월 처음 금리인하를 시작후, 지난1월에는 긴급 FOMC까지 열어가며 8일만에 1.25%포인트 금리를 내리는 등 6개월만에 2.25%포인트 금리를 내린바 있다.
지난주에는 20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베어스턴스가 위기에 빠지자 JP모간을 중개자로 자금을 지원하면서 사기업의 부실책임을 중앙은행이 짊어지는 '무리수'까지 뒀다.

추가로 부실화되는 투자은행이 생길경우 JP모간과 같은 상업은행을 거치지 않고도 직접 연준이 투자은행에 자금을 지원할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조치까지 내놓았다.

'중앙은행으로서 지켜야 할 금도를 넘었다'는 언론의 비판(뉴욕타임스)을 받을 정도로 말 그대로 '홀딱 벗은 셈'이었다.


◇ 실질금리 '마이너스'.. 실탄 떨어져간다

무엇보다 6개월간 무려 3%포인트 인하라는 사상 유례없는 금리인하로 인해 이제 '실탄'이 부족하게 된게 사실이다. 기준금리가 2.25%까지 내려오면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오히려 마이너스 수준이다.


이정도면 금리인하 효과가 실제로 시장에서 나타나는 걸 지켜보면서 추가 조치에 나서도 될 시점이 됐다는 판단이 연준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FOMC에서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와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가 금리인하폭을 낮출것을 주장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 유동성 공급, 효과 기대

공격적인 부양책의 결과, 이제는 시장에 충분한 자금 여력이 생겼다는 판단도 작용한듯 하다. 연준은 FOMC성명에서 "시장유동성 공급조치를 포함, 이전에 이뤄진 (금리인하)조치들과 더불어 이날 이뤄진 금리인하가 견조한 성장에 도움을 주고 경제활동에 대한 위험을 완화해줄"이라고 밝혔다.

◇ 달러약세, 물가급등 이제는 방치않을 것..신호

0.75%포인트 인하는 연준이 달러 약세와 이로 인한 상품가격 상승, 수입물가 급등을 언제까지나 방치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준 것으로도 풀이된다.

벤 버냉키 의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물가보다는 경기가 문제'라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표명, 물가를 희생해서라도 지속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칠 것임을 시사해왔다.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는 "달러가치 하락이 무역 수지 개선에 일조하고 있으며 이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까지 말한 적이 있다. 사실상 달러약세를 방관하는 태도를 취해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