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를 잡아라"···야당 후보들 '특명'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03.18 17:33

다윗들의 골리앗 잡기 전략은 '대운하 반대론'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장재완 뉴라이트 공동연합대표, 송미화 전 서울시의원…

4.9 총선에서 서울 은평을에 출사표를 던진 야당 후보들이다. 서로가 경쟁자이지만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로 똑같다. 이 지역 3선 의원인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을 꺾는 게 지상 과제다.

이 의원은 새 정부의 핵심 실세 중 실세로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한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될 만큼 정치적 입지가 탄탄하다. 지역 기반도 굳건하다. 탄핵 바람이 휩쓴 지난 2002년 대선 때도 살아남아 3선에 성공했을 정도다.

그런데도 야당 후보들이 은평을에 도전장을 내민 이유는 뭘까. 이 의원을 꺾을 경우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야당 대표와 정치 신인들이 출사표를 던진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총선 전략상 이 의원을 집중 공략할 수 있는 '쟁점'이 있다는 점도 이들의 은평을 출마를 부추긴 요인이다. 공격 지점은 이 의원이 전도사임을 자처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

대운하 추진 여부를 두고 이 의원과 각을 세울 경우 대운하에 비판적인 여론을 등에 업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대운하 반대론의 선봉장으로 여론에 각인되는 부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은평을 당선에 정치적 운명을 건 문 대표의 출마 일성은 "대운하를 반대하는 총사령관 격으로 한반도 대운하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 의원을 꺾겠다"는 것.

문 대표는 "대운하를 추진하겠다는 이 의원을 상대해서 승리하는 것이 국민의 뜻을 올바르게 받드는 자세"라고도 했다. '이재오 대 문국현' '대운하 찬성 대 대운하 반대' 구도를 만들어 총선에 임하겠다는 뜻이다. 문 대표는 특히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것에 크게 고무돼 있다.

18일 자유선진당에서 이 지역 공천을 받은 장재완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장 전 대표는 대운하와 악연이 깊다. 지난해 7월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측의 '경부운하 보고서 입수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혜연 선진당 대변인은 장 전 대표의 은평을 공천 배경과 관련 "장 전 대표 본인이 이 의원과 대운하를 두고 승부를 벌이고 있고 젊은 보수를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해 공천했다"고 설명했다. 장 전 대표 역시 대운하를 발판삼아 이 의원을 꺾겠다는 심산인 셈이다.

대운하를 적시하고 있진 않지만 통합민주당 소속의 송 전 시의원도 이 의원을 쓰러뜨리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송 전 시의원은 지난 총선때 민주당 후보로 은평을에 출마, 이 의원에게 2000여표 차이로 아쉽게 석패한 바 있다.

베스트 클릭

  1. 1 계단 타고 2층에 배달한 복숭아 2박스…"한박스는 택배기사님 드세요"
  2. 2 끔찍한 '토막 시신', 포항 발칵…"아내 집 나가" 남편은 돌연 배수관 교체[뉴스속오늘]
  3. 3 [단독]의협 회장 반발에도…"과태료 낼라" 의사들 '비급여 보고' 마쳤다
  4. 4 손흥민, 부친 손웅정 감독 앞에서 "은퇴 후 축구 일은 절대 안 해"
  5. 5 "냄새난다"…50대 직장동료 세탁기에 넣고 돌린 일본 30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