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스톡 쇼핑을 하면 어떨까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3.18 15:08
뉴욕 월가가 아니어도 된다. 여의도 증권가에 가서 길을 막고 물어보자. 베어스턴스를 2달러에 사겠느냐고. 굳이 증권가가 아니어도 된다.

베어스턴스를 주당 2000원에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논란이 있겠지만 긍정적인 반응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가서 관망만 할 게 아니라 기회가 닿는다면 '스톡 쇼핑'도 한번 고려할 일이다. (물론 원/달러 환율이 급등, 뉴욕 여행의 부담이 커졌다는 것은 고려해야한다.)

JP모간 주가가 17일(현지시간) 10%나 폭등한 것은 베어를 싸게 잘 샀다는 시장의 평가에 다름 아니다.

위기는 기회다. 위기가 지나고 나면 기회를 잡은 주인공들의 세상이 된다.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위기는 해결이 쉽지 않다.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CTM)의 파산처럼 일개 회사에 국한된 게 아니다. 베어링을 망가뜨린 닉 리슨, 소시에떼 제네랄(SG)에 70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끼친 제롬 케르비엘 등과 같은 '영웅'이 만든 작품도 아니다.

부동산 경기가 극심한 침체로 빠져들었다는 펀더멘털과 금융시스템이 붕괴됐다는 신뢰도의 추락이 맞물린 복잡한 사고다. 때문에 돈은 많아도 이 돈이 썩은 환부로 가는 게 아니라 엉뚱한 시장(원유, 금, 원자재 등)으로만 쏠리고 있다.

21세기초 한국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카드대란에 가깝다. 당시 카드 사태 해결에는 어림잡아 3년의 기간이 걸렸다.

때문에 이번 미국의 신용경색 사태 역시 수년의 지나야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위기를 미리 반영하며 증시는 올들어 폭락했다. 미국 뿐 아니라 세계 증시가 모두 그렇다.


이상한 것은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인 미국이 가장 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우지수는 올들어 9.7% 하락했다. 나스닥은 18% 떨어졌다. 이에 비해 프랑스와 독일 증시는 각각 21%, 23% 떨어졌다. 홍콩 증시는 25%, 중국 상하이증시는 30% 급락했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묶은 지수인 H지수는 34%나 폭락한 상황이다.

18일(현지시간) 하이라이트는 연준(FRB)의 금리인하다. 우선 인하폭이 관심이다. 옵션시장에서는 0.75~1%포인트 인하를 점치고 있다. 1%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망을 담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1.25%포인트 인하를 점치고 있다.

1%포인트 인하는 1984년 폴 볼커 연준 의장 재임시절 이후 가장 크다. 그해 10월 FRB는 기준금리를 11.75%에서 10%로 1.75%포인트 낮춘 바 있다. 큰 폭의 인하는 큰 침체를 반영한다.

FRB는 지난 해 9월 이래 기준금리를 5.25%에서 3%로 2.25%p 내렸다.

인하폭과 더불어 추가적인 부양책도 눈여겨봐야한다. 연준은 16일 베어스턴스 매각을 직접 지원하는가하면 재할인율도 인하했다. 시중은행에 돈을 풀면서 민간기업의 A등급 채권도 담보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용경색을 해결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모기지 금리를 강제로 인하하거나 만기를 연장해주는 것은 물론 현금화가 잘 안되는 모기지채권을 직접 사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증시는 안정되기 힘들다. 금리인하를 잠깐 반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약달러와 유가 급등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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