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신3고 경제위기론' 언급 왜?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이학렬 기자 | 2008.03.16 19:58
 이명박 대통령이 '신 3고(高)'에 대해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며 현 경제상황을 '위기'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16일 열린 '국정철학 공유 확산을 위한 장·차관 워크숍'에서 "기름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고유가) 원자재값 오르고(고물가) 환율도 오른다(고환율)"란 말로 '신 3고'를 거론한 뒤 "오일쇼크 이후에 최대 위기가 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장·차관과의 첫 워크숍에서 '경제위기론'을 끄집어 낸 것은 '경제살리기'로 대통령에 당선된 상황에서 국내외 경제 여건이 점차 어려워지자 이에 대해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고민도 털어놓았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 들어 유류세를 10%를 내렸지만 (유가가) 10~20% 올라갈 때 10% 내리는 정책은 별로 국민에게 다가오지 않는 것 같다"며 "세수만 줄고 국민들에게 체감적으로는 전혀 (다가오는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현 경제상태의 심각성을 지적한 뒤 해결책으로 국민적 단결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과거에 위기를 극복했던 경험도 있고 지혜도 갖고 있는데 가장 큰 밑바탕이 된 것은 국민적 단결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즈음에서 정치적 안정이 매우 필요하다"며 4·9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안정을 강조한 뒤 "위기가 예상되는 아주 초기단계에서 국민에게 어떻게 해달라, 기업과 노동자에게 어떻게 해달라 하기 전에 먼저 공직자의 역할이 무엇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직자의 태도 변화를 다시 한번 역설했다.

이는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과반 확보를 위한 우회적 포석인 동시에 '공무원 머슴론'에 대한 일부 공직사회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또 "이 위기 속에서 여러 가지 예상되는 도전에 여러분은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며 "우리가 서로 민주적으로 국민의 뜻을 잘 살펴서 우리가 토론하고 결론을 낸 일에 대해서는 강한 추진력을 갖고 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각 부처 장관들이 일을 할 때 주저하거나 눈치 보거나 하면 어떤 일도 해낼 수가 없다"며 "결정하는 과정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도 결정된 사항을 주저하거나 사방을 살피거나 하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떠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정책의 일관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일관되게 정책을 펴 나가면 국민들로부터 지지와 신뢰를 받을 수 있지만 일관되지 못하고 그 때 그 때 변명하기에 급급하고 책임을 면하려는 자세를 취하면 국민들로부터 잠시 이해를 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은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한 걱정을 '위기'란 말로 털어놓았지만 기획재정부는 아직 현 상태가 "심각할 정도가 아니다"라는 판단이다. 임종룡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유가, 물가, 환율 등 어느 하나 빼놓지 않고 모니터링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추가 대책이 필요한 경우에는 검토할 것이지만 심각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각 경제 변수들이 어떤 방향으로 향할지 우선 살펴야 한다"고 말해 어떤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국내외 경제 변수를 더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른 재정부 관계자 역시 "고유가가 장기간 지속돼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치면 추가적인 대책을 검토하겠다"는 원칙론적인 입장만 반복했다.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