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동작을' 찍고 당권도전 나서나

오상헌 기자, 영종도=박종진 기자 | 2008.03.15 17:57

출마시 정동영과 승부… 당권·대권 관문 삼을 듯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승부수'를 던지는 걸까.

정 최고위원과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일대 격돌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정 최고위원은 14일 서울 동작을 출마 여부에 대해 "당뿐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고민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몇몇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 참석차 스위스 취리히 방문 중이던 정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당 지도부로부터 동작을 출마 권유를 받고 급거 귀국했다.

그는 "오늘은 일단 울산에 가서 지역민들과 상의해 보겠다"며 "다음주 초쯤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서울 '남부벨트'의 정중앙에 자리한 동작을에는 수도권 '바람몰이'를 위해 통합민주당 소속의 정 전 장관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현재로선 정 최고위원이 주말동안 '장고'를 끝내고 다음주초 동작을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자신의 정치적 텃밭인 울산 동구에서 공천을 받은 상태지만 정치적 미래를 고려할 때 더할나위 없는 기회라는 점에서다.

정 최고위원은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초 한나라당에 전격 입당했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선언도 했다. 당 안팎에선 정 최고위원의 입당을 두고 조직과 개인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든든한 정치적 거물을 품 안에 넣었고 정 최고위원 역시 차기 대권을 향한 보금자리를 마련한 셈이었기 때문. 당도 정 최고위원의 중량감에 걸맞은 대우를 했다. 정 최고위원은 입당한 지 불과 50여일 만인 올 1월 최고위원직에 올랐다.


그때부터 정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대표, 강재섭 대표, 이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이재오 의원 등과 함께 한나라당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됐다. 대권 전초전 성격인 올 7월 전당대회에서 박 전 대표, 이 의원 등과 치열한 '당권' 경쟁을 벌일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일순간에 한나라당 당권·대권 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굳힌 것이다.

하지만 '나홀로 입당'한 정 최고위원에겐 당내 정치적 기반이 전무하다. 지난 2002년 대권에 도전할 무렵 국민통합21이란 정치세력을 이끈 것을 제외하곤 오랫동안 무소속으로 활동해 온 탓이다. 이른바 '친이-친박'이 당내 거대 양대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데 비해 당내 입지가 매우 좁다.

정 최고위원은 최근 입당 후 처음으로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저는 소위 말하는 동료 우군이 별로 없고, 혼자 들어가 앉아 있어서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정 최고위원이 동작을 출마를 통해 '제2의 정치 인생'을 설계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여권의 대선 주자였던 '거물' 정 전 장관을 꺾을 경우 당권 및 대권 행보에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측근은 "정 최고위원은 당내에서 모든 것을 혼자해야 하는 상황 아니냐. 섣부른 예측일 수도 있지만 동작을 당선을 통해 짧게는 당권, 길게는 대권으로 가는 관문으로 삼을 공산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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