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베어 "SOS!"… 다우195p↓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3.15 06:42

유동성 위기, JP모간·연준 긴급지원...금융주 동반급락

'베어스턴스 쇼크'가 뉴욕증시를 곤두박질치게 만들었다.
월가 5대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유동성 위기에 빠져 긴급자금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는 사실이 투자자들을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

14일(현지시간)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94.65포인트(1.60%)하락한 1만1951.09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7.34포인트(2.08%) 밀린 1288.14를, 나스닥지수는 51.12포인트(2.26%) 떨어진 2212.49를 각각 기록했다.

JP모간과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는 이날 베어스턴스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금융주 전반에 걸쳐 하락세가 확산되며 주요지수가 일제히 급락세로 마감했다.

금융주 비중이 작은 다우지수에 비해 주요 금융주가 포진한 S&P500 지수와 소형주 주가등락이 심한 나스닥지수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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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스데일 어소시에이츠의 투자담당 이사 폴 놀티는 "이틀전까지만 해도 아무 문제없다던 베어스턴스가 왜 갑자기 저 지경이 됐으며, 베어스턴스가 저렇다면 메릴린치나 손버그는 어떤 상태일까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다음은 누구? 금융주, 동반 침몰

베어스턴스의 '항복'선언으로 월가는 초상집 분위기이다.
당사자인 베어스턴스 주가는 47.4% 급락, 하룻동안 반토막이 났다. 베어스턴스에 구원의 손길을 내민 JP모간 역시 4.1% 급락했다. 자금지원의 위험을 직접 부담하는 것은 아니지만 추가 지원 내지는 인수가능성이 JP모간에 대해서도 불안심리를 가중시켰다.

뉴욕 연방은행과 JP모간은 이날 베어스턴스 채권을 담보로 긴급 자금을 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앨런 슈워츠 베어스턴스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자금 사정이 지난 24시간 동안 급속도로 악화됐다며 이에 JP모간과 뉴욕 연방은행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수혈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간 베어스턴스는 유동성 위기설을 극구 부인해왔다.

월가 5대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마저 신용경색을 버티지 못하고 구제금융을 받게 되자 다른 투자은행에 대해서도 불안의 눈초리가 가시지 않고 있다.

베어스턴스와 함께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영업을 펼쳐왔던 리먼 브러더스가 14일(현지시간) 2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베어스턴스에 대한 긴급 구제자금 발표가 있자 리먼브러더스 주가는 전날에 비해 14.6% 급락했다. 모기지 관련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한 유동성 압박이 리먼브러더스에도 닥칠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날 리먼브러더스의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가산금리도 전날에 비해 65bp까지 상승,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UBS 주가도 이날 8.3% 급락했다. 서브프라임 부실과 관련, 거래 금융기관으로 부터 소송을 당할 위기에 몰려있는 UBS는 이날 조만간 미국 소재 서브프라임 관련 부서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UBS는 지난 4분기 113억달러의 손실을 기록, 유럽 금융회사중 서브프라임 관련 자산 손실이 가장 큰 은행이다.

이날 증시에서는 씨티 그룹 주가도 6.1% 급락하는 등 서브프라임 관련 부실이 큰 금융회사들에 대해 '매도'공세가 이어졌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4% 내려서는 등 여타 금융주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대형주 중에서는 보잉이 2.8% 상승, 돋보였다. 모간스탠리는 보잉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유망'으로 상향했다.

달러 최저 행진, 유가는 한때 112달러, 채권 급등

달러화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사상 최저기록을 다시 이어갔다.

14일(현지시간) 오후 4시40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5671달러로 전날의 1.5609달러 대비 0.62센트(0.39%) 상승(달러가치 하락)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한때 1.5688달러까지 치솟아 1999년 유로 탄생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2월 소비자 물가가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미 연준(FRB)가 추가금리인하를 단행할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으로 달러화 약세에 가속이 붙었다.
베어스턴스에 대한 구제자금 지원으로 미국경제의 앞날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진 것도 작용했다.

엔/달러 환율 역시 99.32엔으로 전날의 100.78엔 대비 1.46엔(1.4%) 급락(엔화가치 상승)하면서 다시 100엔 아래로 내려갔다.

4월인도분 금 선물 값은 5.70달러 떨어진 999.50달러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장중 한때 1009달러까지 상승하는 급등세를 보였다. 금값은 이번 한주동안만 25달러 30센트 상승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12센트 떨어진 배럴당 110.21달러로 마감했다. 이로써 국제유가는 이번 한주동안 배럴당 5달러 6센트가 오르는 초강세를 기록했다.
WTI는 이날 오전 한때 배럴당 112.75달러로 사상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차익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종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후 3시5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에 비해 0.11%포인트(11bp) 하락(채권값 상승)한 3.41%를 기록했다.
단기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9bp하락한 1.43%를 나타냈다. 한때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1.37%까지 떨어져 2003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 소비자 신뢰, 16년래 최저..물가는 통제권

3월 로이터/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의 70.8에서 70.5로 후퇴했다. 블룸버그 예상치 69.3은 상회했지만 1992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은 인플레이션 진정 소식과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14일 2월 소비자물가가 전월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또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역시 전월과 같다고 발표했다.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가 오르지 않은 것은 2006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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