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턴스"SOS!", 월가'폭풍속으로'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3.15 03:48

JP모간 지원, 부실 연준이 책임..사실상 '공적자금'투입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리던 베어스턴스가 14일(현지시간) 결국 두 손을 들고 긴급 구제자금을 수혈받게 됐다.
월가 5대 투자은행으로 꼽히는 베어스턴스마저 신용경색의 희생물이 되면서 월가는 걷잡을수 없는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베어스턴스에 대한 자금투입결정은 이례적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무부, 증권거래위원회(SEC)등 시장 감독관련 부처가 일제히 직접 나서서 이뤄졌다. 이는 신용위기가 그만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공황 당시 제정 연방은행법에 근거

연준 이사회는 이날 만장일치로 JP모간을 통한 베어스턴스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금융시스템의 정상적 작동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만큼의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어스턴스에 대한 자금지원은 1930년대 대공황기에 제정된 연방은행법 규정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이같은 규정은 지금까지 거의 사용된 적이 없었다.

베어스턴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과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문이 최근 1∼2주 사이에 급격히 확산돼 왔다.
앨런 슈워츠 베어스턴스 CEO는 이날 "시장의 루머를 진정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최근 24시간 동안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긴급자금 수혈이) 우리에 대한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유동성을 강화함으로써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지속할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 JP모간 "추가지원 방안 논의"

시장에서는 베어스턴스가 유동성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일내로 30억∼50억달러의 현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의 자금 지원규모는 베어스턴스가 제공할수 있는 담보가치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베어스턴스 지원방안에 따르면 JP모간은 뉴욕연방은행의 재할인창구를 통해 자금을 조달, 이를 28일간 베어스턴스에 빌려주게 된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금융위기때마다 '백기사'로 나섰던 JP모간은 '상업은행'으로서, 자은행들과 달리 연준으로부터 직접 자금을 차입할수 있다. 연준이 직접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에 자금을 지원할수 없기 때문에 JP모간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베어스턴스는 보유채권을 담보로 제공한다. 담보가치가 떨어질 경우 JP모간이 아닌 연준이 직접 손실 리스크를 지게 된다. 결국 미국 국민들이 베어스턴스 지원의 위험부담을 짊어지게 된 셈이다.

JP모간은 이번 자금지원과 더불어 베어스턴스에 대한 항구적인 지원 및 다른 형태의 지원방안을 베어스턴스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2000억달러 풀리는 28일까지 버틸수 없었다"

연준의 자금지원은 베어스턴스의 유동성 압박이 어느정도 심각했는지를 보여준다.
앞서 연준은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모기지 채권을 담보로 최대 2000억달러의 유동성을 긴급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유동성 지원은 28일부터 시작된다. 베어스턴스는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돼 이때까지 버티기조차 힘들었기 때문에 JP모간이 긴급히 나서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베어스턴스측이 전날인 13일 밤 연준에 긴급히 SOS요청을 보냈고, 연준 관계자들
이 맨해튼 메디슨가의 베어스턴스 본사를 급히 찾았다.
이들은 밤새 베어스턴스의 자금상황을 체크하고 대책을 논의한 끝에 JP모간에 지원의향을 타진했고, JP모간의 동의를 받아 이같은 구제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S&P와 무디스는 이날 베어스턴스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을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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