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시환율은 이미 1000원선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 2008.03.14 16:40

원/달러 환율 네자리수 임박..물가 불안 높아져

원/달러 환율이 11거래일 연속 오른 끝에 네 자리 수에 바짝 다가섰다. 국제 원자재 급등으로 촉발된 물가 불안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수입업체 등은 커진 결제부담에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원/달러 1000원 초읽기= 원/달러 환율은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14.9원 급등한 997.3원에 마감됐다. 1000원 선까지는 3원도 채 남지 않았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선을 웃돌게 되면 지난 2006년 1월 3일(1005.4원)이후 2년 2개월여만에 네 자리 수로 복귀하게 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1000원대 진입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과장은 "기술적 저항선인 985원선을 넘어섰을 때 1000원선 돌파는 사실 큰 의미가 없어졌다"며 "다음 저항선은 1014원쯤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을 고려해 보면 이 부근에서 균형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실 고객들이 은행 창구에서 달러화를 살 때 적용되는 고시 매입환율(현찰 기준)은 이미 1000원선을 넘어섰다. 신한은행이 이날 고시한 달러화 매입환율이 1011.08원까지 상승했다. 하나은행 1013.78원, 우리은행 1011.39원, 외환은행 1010.37원, 국민은행 1009.07원 등 다른 은행들도 1000원선을 웃돌았다.

◇깊어지는 물가걱정= 원/달러 상승은 수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지만 당장 물가 불안을 키운다. 원유와 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환율마져 오르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단기적인 환율 급등을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입 업체들의 환위험도 증가하고 그만큼 채산성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수출업체에는 호재다. 외화 부채를 안고 있는 가계나 기업들도 그만큼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지게 된다.

보다 큰 문제는 환율이 급변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운영이나 기업의 경영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환율 급변동으로 인해 기업 및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경영계획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을 교역하는 중소기업 관계자는 "철강 품귀현상으로 경영에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하루에 20원 가까이 급변동하는 환율로 인해 수출입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어렵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송재은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 급등도 문제지만 그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선진국처럼 내수와 기반이 튼튼하면 달러화 약세가 반영이 되겠지만 우리의 경우 안정성에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어 국가나 기업의 경영활동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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