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CEO와 e메일 '핫라인'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08.03.14 15:56

(상보)"애로사항 알려달라" 당부, 실무자급 정책협의회 제안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반면 전 위원장은 e메일을 활용하기로 했다.

전 위원장은 14일 낮 12시 서울 태평로클럽에서 외국계 9개 금융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모든 참석자에게 개인 e메일 주소를 별도로 알려줬다. 전 위원장은 오랜 외국생활로 e메일 사용이 생활화돼 있으며 개인 메일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국내에서 영업할 때 차별과 어려움이 없도록 관심을 기울이는 섬김의 정책, 섬김의 감독서비스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애로사항이 생기면 언제든지 주저하지 말고 연락해 달라”고 밝혔다.

국내 금융회사보다 외국계 CEO를 먼저 찾은 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손님을 먼저 접대하는 풍습이 있다”며 “여의도로 초청하지 않고 이곳으로 찾아온 것은 외국계 금융회사가 남대문 부근에 모여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모습이 한국 금융감독당국의 변화상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시그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전 위원장은 금융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를 전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필요 이상의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 시장참여자들의 자율과 창의를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며 “경쟁을 촉진해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산업을 고부가가치와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산업이자 4만불 시대를 선도하는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구두지시와 행정지도를 정비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전 위원장은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행정지도를 지속적으로 정비해 규제 개혁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현장 검사를 최소화하는 등 시장친화적이고 수요자 중심적인 체계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금융시장 동향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 시장불안 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필요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과도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실무자 차원의 정책협의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얼마 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금융회사 대표와 정부 관료로 구성된 협의체를 볼 수 있었다”며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었는데 이걸 참고하자”고 설명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금융위 출범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정책과 감독이 유리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위가 정책을 세워도 감독에 반영이 안 된다면 체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과 데이비드 에드워드 한국SC제일은행장, 사이먼 쿠퍼 HSBC서울지점 대표, 스튜어트 솔로몬 메트라이프생명 사장, 정문국 알리안츠생명 대표, 이재홍 UBS 서울지점 대표, 양호철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대표, 박상용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대표, 앤드류 애쉬턴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대표 등 외국계 금융회사 CEO 9명이 참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