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 근원' 달러화구제 언제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3.14 12:47

연준, ECB 등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 고개

쉼없이 폭락하며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달러화. 급기야 달러화의 급락을 저지하기 위한 국제 공조체제가 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 달러화 폭락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한 전세계 국가들이 환율 방어를 위한 공조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의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환율 공조 체제가 1995년 이후 13년만에 처음으로 도입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날 달러화는 유로에 대해 1.56달러를 넘어섰고 엔/달러는 100엔을 또다시 이탈했다. 유로에 대해서는 1999년 이후 최저가이고 엔화에 대해서는 12년만에 최저가를 경신했다.

G7은 1995년 엔/달러가 100엔을 이탈하자 달러화 부양을 위해 머리를 맞댄 바 있다.
달러화는 연준(FRB)의 금리인하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인플레이션 투쟁' 사이에 갇혀 지난해 8월 이후 유로화에 대해 15%나 폭락했다.

◇약달러 더이상 방치해선 안돼
달러 급락이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자는 물론 기업, 가계에까지 큰 스트레스를 주자 더이상 약달러를 방치하면 안된다는 견해가 고개를 들고 있다.

모간의 스티븐 젠 외환 담당 연구원은 "아직 개입해야 할 한계점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중앙은행들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개입 여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짐 오닐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앙은행들의 정책권자들이 분명히 개입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자들은 약달러에 대해 보다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서 과도한 환율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국 대통령과 재무장관 등이 강한 달러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틀전 "달러가 조정받고 있다"고 말해 달러화 폭락을 부추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전날에는 "강한 달러를 원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재무상도 연일 "환율이 과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며 외환시장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달러 공조 당장은 어렵다
하루 외환시장에서 오가는 자금은 무려 3조2000억달러 정도다. 약달러를 구조하기 위해서는 한 나라의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여기에 주요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실제 중앙은행들의 외환시장 개입이 조기에 가시화될 가능성은 낮다. 전문가들은 엔/달러가 95엔이나 90엔까지 하락하거나 달러/유로 환율이 1.6달러까지 치솟아야 구체적인 대응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단 ECB는 말로는 유로 급등을 우려하면서도 선뜻 금리인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준(FRB)는 약달러를 걱정하지만 내심 달러 약세가 자국의 수출기업에게 긍정적이라는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

0.5%라는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역시 운신폭은 좁다. 일부 당국자들은 아직도 엔화가 저평가 돼 있다고 판단한다. 아직은 개입할 때가 아니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섣부른 개입은 오히려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 이에따라 4월11일 개최되는 G7 회담의 경과에 따라 개입의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의 오닐은 "그 이전에 개입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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