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뉴욕은 버텨줬다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3.14 08:28
국제금융시장이 또 다시 벼랑 끝에 몰렸다는 초조감을 떨치지 못한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봤던 뉴욕증시가 초반 하락세를 가뿐하게 떨쳐냈다.
뉴욕 증시가 하락하기라도 했다면 우리는 아마도 절망에 빠져들었을 지 모른다.

이틀전 TSLF(Term Securities Lending Facility)라는 새로운 유동성 공급조치를 내놓았던 미국에서 이번엔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나서줬다.
국제신용평가사인 S&P는 "전세계 대형 금융기관들의 자산 상각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칼라일 캐피털의 부도 임박 등 악재에 허덕이며 급락 출발하던 뉴욕 증시를 플러스 영역으로 살려내는 일등 공신이 됐다.

S&P는 부채담보부증권(CDO)의 손실 전망을 2650억달러에서 2850억달러로 200억달러 상향 조정했지만 절반은 지났다는 평가(Subprime Write-Downs Could Reach $285 Billion, But Are Likely Past The Halfway Mark)를 내렸다.

◇미 은행주 대부분 상승 반전
서브프라임 모기지증권 시장 붕괴로 채권단에 자산을 압류당한 칼라일 캐피털이 사실상 부도 위기에 처했지만 미국 금융주는 대부분 상승세로 돌아섰다.

장초반 18.03% 급락하기도 했던 베어스턴스 주가는 낙폭의 절반 이상을 줄이며 -7.44%로 장을 마쳤다.
씨티은행 주가가 0.66% 하락 마감했지만 20달러선을 지켜내며 양봉을 만들었다. JP모건체이스주가는 초반 -5.13%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종가(38.11달러)는 -1.3%에 그쳤다.
BoA는 0.3% 상승했고 모건스탠리는 -4.36%에서 +1.44%로 급반전했다. 메릴린치 주가도 -2.95%에서 +2.98%로 극적인 반전을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3.83%에서 +1.49%로 돌아섰다.

미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까지 커진 미국 금융주가 살아난다면 한국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2대 축인 미국과 중국 중 한 곳의 문제는 해결되는 셈이 된다.


◇달러약세 종지부 가능성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주범은 미달러 약세다. 미달러가 사상최저치 수준의 약세로 치달으면서 보상심리로 유가 등 상품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전날 국제유가(WTI)는 110달러선마저 돌파했다.

그러나 런던시장 초반 100엔선이 붕괴되기도 했던 엔/달러환율이 곧바로 100엔선을 회복했다. 미증시가 초반 하락세를 보였지만 뉴욕장에서는 100엔선을 바닥으로 삼았다.
달러인덱스도 71.795까지 추락하며 연일 사상최저치를 경신했지만 72선으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하에 동참한다면 1.56달러대로 치솟고 있는 유로화도 수명을 다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상 최장기간인 10일 연속 오르면서 980원대로 올라선 원/달러환율이 하락 반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일단 FX쪽에서 진화조치가 먼저 취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증시 수급상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행진이 중단되지 않는 한 주가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 트리플위칭데이였던 전날 외국인은 10일 연속 주식순매도 행진을 이어갔으며 선물도 신규매도에 나섰다. 외국인의 선물 누적포지션이 2만1000계약에 이른다는 것은 앞으로도 주가 방향성을 밑으로 본다는 얘기기 때문에 낙관은 이르다.

그러나 1600선이 지지되는 한 기대를 저버리는 것은 아니다. 동양증권은 1602선 지지여부를 확인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보수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미국 증시가 1월22일 기록한 연저점을 지켜내는 한 희망을 버리지 않아도 될 지 모른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3. 3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