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약골' 美달러가 만든 위기 쓰나미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김유림 기자 | 2008.03.13 20:36

미국 위기→달러약세→유가 및 곡물값 앙등→中증시 하락

 미국 금융위기ㆍ경기침체가 2차, 3차 태풍을 낳으며 국제금융시장에 위협적인 위기의 쓰나미를 만들고 있다.

 서브프라임에서 시작된 미국 금융위기가 계속 번져나가면서 달러 초약세를 부르고 이것이 산유국과 농산물 수출국들의 가격보상심리를 자극해 유가와 농산물값 초강세를 낳고 있다. 이같은 구도가 증시약세 등을 거치며 돌고 돌아 원화의 황당한 약세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엔/달러환율 달러당 95엔, 유가 배럴당 200달러 전망까지 나오는 험악한 상황이다.

  ◆ 미 금융위기→달러초약세→유가ㆍ곡물값 앙등 〓유로/달러환율은 뉴욕 외환시장에서 사상 최고치인 1.5573까지 올랐다가 런던시장에서 장중 1.56을 상향돌파했다. FRB의 긴급유동성 공급 조치가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없다는 관측과 '달러 가치가 조정중'이라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발언이 달러약세를 부추겼다.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이 가속되며 엔/달러환율은 도쿄시장에서 2.3엔가량 추가로 하락, 100.0엔 근접했고 이어 개장된 런던시장에서 장중 99엔대를 노크했다. 설상가상으로 칼라일그룹의 헤지펀드인 칼라일캐피털의 파산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져 달러 초약세에 더 가속이 붙었다.

 달러초약세는 유가상승에 기름을 끼어얹었다. 12일(미국 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1.08%(1.17달러) 오른 배럴당 109.92달러를 기록, 종가 기준으로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WTI 유가는 장중 한때 110.20달러까지 치솟으며 처음으로 배럴당 110달러를 상회했다.

  ◆애그플레이션은 중국을 덮치고.. 〓유가와 곡물값 급등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고성장을 구가해왔던 중국을 물귀신처럼 끌고 들어갔다.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만 8.5%에 이를 정도로 인플레이션의 고통을 더해주며 중국주식의 가격파괴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2.42%(98.86)하락한 3971.26으로 마감, 8개월만에 4000선을 내줬다. 불과 5개월만에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치 6000선의 3분의 2선으로 내려왔다. 홍콩 항셍지수도 이날 4.79%폭락, 2만3000선이 무너졌다.


 엔화초강세는 일본 증시를 짓눌러 아시아증시 약세로 부메랑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427.69포인트(3.33%) 급락한 1만2433.44로 마감했다. 닛케이지수가 1만240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5년 8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대만 증시도 2.66%(224.31포인트) 떨어진 8210.99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ㆍ중국ㆍ일본증시 하락은 곧 한국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한국 코스피지수는 2.60%(43.21) 하락한 1615.62로 마감, 1600을 위협받게 됐다.

  ◆원화 '황당' 약세의 비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계속되는 원화값 약세도 이러한 구도에서 파생된 면이 있다. 돈에 쪼들린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과 채권을 매도, 주가ㆍ채권값ㆍ원화값 '트리플 약세'를 만들고 있다. 이같은 구도에 경상수지 적자, 장기간에 걸친 원화값 강세에 대한 되돌림 심리 등이 작용해 황당한 폭등을 낳고 있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대비 11.1원 상승한 982.4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환율 종가가 980원대를 기록한 것은 2년 2개월만에 처음이다. 최근 10일 연속 상승 행진도 신기록이다.

 이날 외국인들은 코스피 주식을 4011억원, 국채선물을 총 6011계약 순매도했다. 이바람에 주가는 하락하고 국채값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금리상승). 증권업협회가 장마감 기준으로 고시한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은 각각 전일대비 0.11%포인트, 0.12%포인트 상승한 5.27%, 5.31%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도는 과거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왔던 자금과 연관돼 있는 것이 많아 청산과 함께 원/달러환율 상승요인이 됐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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